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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절벽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노동조합의 황당한 요구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노조는 얼마 전부터 자체소식지에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배당을 실시한다고 하니 자신들에게도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오일뱅크를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노력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인수했기 때문에 그 과실을 나눠야 한다는 논리다.

그런 식이면 현대오일뱅크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이 만들어진 이후 생겨난 모든 계열사의 배당금도 챙겨야 한다고 주장해도 될 것 같다. 재계에서는 지분관계 등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회사에 돈을 달라는 황당한 소리를 늘어놓는 것은 회사 경영에 딴죽을 걸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일감 부족이 심화되면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개 도크를 중단하고 7월1일부터는 군산조선소를 가동 중단할 계획인데, 이로 인한 유휴인력이 5,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결방안으로 경영 호전 시 지급을 전제로 급여 20% 반납이란 카드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검토조차 거부한 채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군산에서는 일자리만 지켜 달라며 전북도와 군산시의 정치인과 시민들까지 나서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울산은 일감 부족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조선해양업계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업계 현실은 외면한 채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임금 인상 지침을 받아 동일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동종업계 노조들이 지속되는 경영난을 이유로 올해 요구안을 마련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역대 최대급인 기본급 17만7,883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해를 넘긴 임금협상을 울산시청이나 시의회가 중재해 줄 것을 요구하며 시의회 옥상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것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노사 문제의 해법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초유의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대화로 풀 일이지 점거농성 같은 극단적인 행동은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들만의 회사가 아니다. 울산시민들이 걱정하는 목소리를 이제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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