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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이병희 과장

최근 배우 신성일(80) 씨가 폐암 3기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폐암의 원인 85%가 흡연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나 폐결핵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언급하며 신 씨는 유전적 요인으로 발병 원인을 꼽고 있다. 특히 그는 35년간 비흡연을 실천한 상황에서 충격을 받았다.
폐암은 폐에서 생긴 악성 종양이다. 이런 폐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했을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아 암 중에서 사망률이 높은 편에 속하며 한국인의 사망률에 있어서도 매년 상위권을 차지한다. 폐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흡연이라는 비교적 확실한 암유발인자가 있지만 요즘은 비흡연자에 대한 폐암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폐암에 걸리는 원인은 무엇일까?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이병희 과장에게 흡연 외에도 폐암에 걸리는 원인에 대해 들어봤다.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 '침묵의 살인자'
일반적으로 폐암은 폐 조직에서 나타난 원발성 종양과 다른 장기에서 발생해 림프관, 혈관을 타고 오는 전이성 종양으로 나뉜다.
 폐암의 종류는 조직적 모양에서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 소세포폐암은 발견 후에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많으며 악성도가 강하다. 또한 환자의 25% 내외로 발생하며 흡연량과 관련이 높다. 두 번째 비소세포폐암은 조기 진단 시 수술로 완치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이 폐암은 다시 선암과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뉜다.
 흡연과 관련 높은 편평상피세포암보다 상대적으로 선암은 그 연관성이 적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률은 남녀 간에서 차이가 보인다. 비슷한 폐암 발생률을 보이는 흡연자와 달리 비흡연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1.3배가 더 높다. 국내 2005년 폐암환자 자료를 보면 비흡연자의 폐암 환자는 28.9%, 그 중에서도 여성은 79.7%로 분석되고 남성이 12.3%로 나타났다.
 또 임상 양상에서 또한 다른 점이 나타나며, 흡연자보다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 병의 진행 상황 또한 완치 이후 더 좋다.
 비흡연 폐암의 주요 발병원인은 간접흡연, 석면, 라돈, 기존 폐질환, 직업군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실내외 공기 오염,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도 포함된다.
 첫 번째 간접흡연은 담배가 대기 중에 타들어가면서 발생되는 연기를 흡입하게 되면서 나타나는데 이러한 간접흡연의 연기 속에는 흡연자가 내뱉는 연기보다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성분이 3~5배가량 함유돼 있다. 따라서 흡연자는 흡연구역 외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 되고, 비흡연자는 간접흡연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간접흡연 치명적…가족력·유전적 요인도
두 번째로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폐 속에 쌓이면서 화학반응을 통해 만성염증이 생기고, 폐가 딱딱해지는 섬유화를 일으켜 폐암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석면이 노출된 이후 20~30년이 지나서 폐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석면이 폐암의 원인으로 확인되면서부터 2009년 이후 석면제품은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데 건설 현장이나 석면이 사용된 건물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지하철 운행공간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선박수리근로자 또는 선박수리공장 주변 거주자 등은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라돈은 방사성 물질이 붕괴되면서 생기는 기체로 무색무취무미의 물질이다. 주로 암석이나 땅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며 건물 벽 내부, 지하실, 파이프 등을 통해 나온다. 공기 중에 라돈은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고 알파선이라는 방사성물질이 나오는데 이러한 알파선이 폐 조직을 파괴하면서 폐암이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창문이 없거나 환풍시설이 없는 곳은 라돈이 더 많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며, 자주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네 번째로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결핵 등 기존에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서 비록 앞에서 언급한 질환들이 무조건 폐암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염증으로 인한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과거의 폐질환 경력이 폐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1·2기 암세포 절제, 5년 생존률 60~80%
마지막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직업군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페인트 작업자, 아스팔트 또는 지붕에서 작업하는 근로자, 유리제품·탄소전극을 생산하는 근로자, 인쇄소 근로자, 알루미늄·고무를 생산하는 근로자, 지하에서 철을 채광하는 근로자 등이 있는데, 이러한 직업군은 작업 중에는 마스크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하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폐암발병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요리할 때 발생되는 연기로 인해 여성들의 폐암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요리를 할 때 발생되는 연기에는 각종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요리시에는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사용해야 하며, 생선이나 고기 등을 굽거나 볶을 때에는 뚜껑을 덮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1·2기 폐암의 주된 수술은 암세포 절제에 있다. 1A,1B기 암 절제 수술은 5년 생존률 60~80%에 이르므로 강력하게 권하는 편이다.
 수술 직후 1A기는 1년 이내 재발 확률로 최소 5년의 CT촬영을 할 필요가 있으며 1B기는 추가 항암치료의 도움에 대해 연구 중이다. 2기는 방사선치료보다 항암치료가 생존률 증가에 조금씩 도움 된다. 같은 3기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복합적이다. 임파선 전이는 경우에 따라서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동시 진행한다. 만약 흉벽을 침범한 3기라면 그 흉벽까지 제거 후 방사선 치료를 한다.

#"흉부 X선 촬영 등 정기적 건강검진 중요"
진행된 3B기와 4기 환자 중 전신 상태가 양호하면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이 치료를 받은 환자는 중앙 생존 기간이 8~10개월, 1년은 30~35%까지 올라간다.
 이러한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흉부 X선 촬영, 저선량 CT검사와 같은 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침, 가래, 객혈 같은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가면 대부분 흉부 X선 촬영을 실시하며, 여기에서 이상이 발견된 경우 정확한 확인을 위해 저선량 CT 검사를 한다. 저선량 CT검사를 통해 폐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실시하게 되는데. 조직검사는 기관지 내시경검사, 바늘흡인검사 등을 통해 실시한다. 조직검사를 통해 채취된 조직은 병리과 전문의에 의해 최종 진단이 내려지게 된다.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이병희 과장은 "호흡곤란, 가슴통증, 객혈 등 증상이 있을 때는 이미 폐암이 진행되었을 경우가 많으며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시기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비록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조기검진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흡연 여성이라도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저선량 폐CT검사 등 정기적인 폐 검진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리=차은주기자usc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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