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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흠 중울산농협 조합장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처럼, 들을 때마다 울고 웃기는 만담처럼, 몇 번이고 다시 찾아가 들어가보고 싶게 만드는 건축물들이 있다.
 단지 그 안에 온몸을 담그는 것만으로 마음이 충족되고 힘이 솟아나게 하는, 효능 좋은 온천과도 같은 곳. 누에고치 속 같이 따스하고 포근하여 '어머니 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건축물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건축이 좋은 건축일까? '사람은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건축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찾기는 힘들다.

 비근한 예로 집 한 채를 짓는다고 해도 튼튼하게 짓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집이 들어설 공간 및 환경과의 조화를 생각해야 하고 주거의 편리함과 조형성, 미관 등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건축은 인문학적 감성이 만들어 내는 창조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외관 자체가 하나의 종합예술품이나 다름없는 유럽의 건축물들이 보는 이의 감성과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도 튼튼한 인문학의 토대 위에서 지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세계 최고의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는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세계적 건축가 '가우디 이 코르네트'가 그의 나이 서른살인 1882년에 직접 설계하고 공사를 시작한 건축물이다.
 아직도 건설 중인 건물이지만 세계인들이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바르셀로나로 몰려들고 있다. 모두들 가우디의 상상력과 천재성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가우디의 뛰어난 역량도 대단하지만 100년이 넘도록 공사 중인 이 건축물을 오랫동안 기다려주고 있는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의식이 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이 건물을 이 도시의 일부로 인정하고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킨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필자가 속한 중울산농협은 2018년 말 준공을 목표로 종합청사 신축 사업체 착수했다.
 중울산농협의 새 종합청사는 현 본점이 위치한 중구 남외동 452-9,10번지 1,068㎡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 연면적 8,382.25㎡(2,536평)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종합청사가 완공되면 8,382㎡ 규모의 금융매장·소회의실·대회의실·문화센터·조합원 휴게실 등을 갖추게 된다. 100여 대 규모의 주차면적을 갖춰 주차편의도 높일 계획이다.
 중울산농협의 현 본점은 1983년 준공 후 43년간 지역사회 금융·문화·복지생활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건물 노후화로 인한 안전문제, 고객 급증에 따른 주차문제 등 고객불편 가중 등 신 청사 신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지난 5월 건물을 철거하고 12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8개월 동안 건축공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조합원과 지역주민, 농협 임직원의 오랜 숙원인 종합청사가 완공되면 중울산농협은 7년 전 2010년 병영농협에서 조합명칭 변경에 이어 대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울산농협 소유로 한정하기 보다 건축미와 공간적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공의 자산으로 인정되도록 세심하게 신경쓰겠다. 
 중울산농협의 건축물이지만 조합원을 넘어 지역민들의 삶이 머무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도시의 표정을 만드는 열린 공간으로 주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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