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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게 하소서
피아니스트
2017년 07월 12일 (수) 18:54:26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둘째 꼬맹이가 세상 맑은 눈으로 날 보며 환하게 웃는다. 앞니 두 개가 사라졌다. 넘어져서 다쳤는데…. 내가 엄마니깐 엄마 탓이다. 미안함에 마음이 아렸다. 그런데도 날 보며 환하게 웃어준다. 단지 엄마라는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니 더 미안해진다.

 '나를 울게 하소서 /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이 슬픔으로 고통의 사슬을  끊게 하소서/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를 울게 하소서.'

 독일의 작곡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Georg Friedrich Haendel:685-1759>의 오페라 <리날도>중 소프라노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중 한 대목이다. 노래 내용이 무엇이던 간에 나에게 '울게 하소서' 란  한 문장만으로도 이곡을 떠오르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소프라노를 위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파리넬리>에서 카스트라토(거세된 남성가수)가 불렀던 곡이 너무나도 인상 깊어서 일까? 여성보다는 남자가수들이 부르는 곡을 훨씬 많이 듣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영화 속에 나왔던 천상의 목소리는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를 섞어 만들어낸 감동의 노래라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속에서 적절한 순간에 들려준 이 노래가 감동의 절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카스트라토를 만들기 위한 거세술은 소년의 고환을 제거해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여 소년의 목소리를 그대로 간직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가성을 이용해 노래하는 지금의 카운터 테너하고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 당시 여성이 무대에서 노래 할 수 없었던 사회적 상황이 만들어 낸 비극적인 일이다. 과연 스스로 카스트라토의 길을 선택했던 소년들이 몇 명이나 되었을까….

 그런 수천 명의 카스트라토 사이에서 성공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카스트라토 중 한 명이 된 영화 속 실제 주인공 이탈리아 출신인 <안드리아 파리넬리, 본명 카를로 브로스키: 1705-1782 >는 그 당시 엄청난 부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헨델과 파리넬리가 영국에서 활동하던 시절 헨델은 왕립 오페라단을 이끌고 있었고 파리넬리는 라이벌 관계의 영국 귀족 오페라단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단 한 번도 헨델의 곡을 부르지 않았다고 하지만 극중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델의 곡을 부르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이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음악시간에 바로크 시대를 배우면서 늘 거론되던 세 명의 작곡가가 있었는데 바로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1678-1741>, 헨델,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였다. 음악책에 사진도 함께 게재되었었는데 난 '음악의 어머니' 라고 하니 헨델은 당연히 여자인줄 알았다. 그리고 여성스럽게 찍힌 비발디의 사진을 보고 늘 헨델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의 오류는 수정되지 못한 채 꽤나 오랫동안 사실로 여겨졌었다.  나 같은 이런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 헨델의 '음악의 어머니'라는 호칭은 일본에서 붙여진 것으로 서양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며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와 같은 독일출신으로 같은 해에 태어나 큰 업적을 남긴  다른 성향의 두 음악가를 쉽게 비교하며 이해하기 위한 동양적인 시선의 해석이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나처럼 오해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헨델은 교회음악만 하던 바흐에 비하여 훨씬 개방적이며 자유롭고 부드러운 성향의 음악을 추구했다. 덕분에 훨씬 쉽고 대중적인 음악을 한 그는 음악적 활동이 자유로웠던 영국으로 건너가 귀화하여 그곳에서 후반생을 살았다. 그가 영국으로 처음 건너가 발표한 오페라가 바로 '나를 울게 하소서'란 아리아가 나오는 <리날도:Rinaldo> 이다. 마법의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하러 가는 왕자 이야기인데  유럽 십자군전쟁을 배경으로 마법과 미신이 지배하던 시대를 그려 기독교와 이슬람 두 세계의 마법사의 대결과 연인들의 분노와 질투 등 다양한 감정과, 내용은 다채로우며 기독교도에게 진 이슬람교도는 자신들의 신이 지자 더 강한 신을 가진 기독교로 개종한다는 황당한 결말이다. 보다보면 마치 요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재밌기만 하다.

 6월, 일 년의 반이 지나갈 무렵 무기력함으로 허우적거리니 어찌어찌 그 시간들을 지나 7월 장마 아닌 장마를 지내며 무더위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쉬고 싶은 사람이 어디 나뿐이랴…. 영화든 오페라든 아님 음악을 들으며 잠깐 쉬어가시길…. 나처럼 몸이 쉴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면 꼬맹이들과 지내는 이 시트콤 같은 생활 속에서 멘탈을 더 강하게 단련시키는 수밖에.

 "나를 웃게 하소서 /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 이 사랑으로 행복의 사슬을 더욱 더 단단하게 엮어주소서 /행복한 나의 운명! 조만간 나에게도 자유가 찾아오리니/ 허나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오늘은 나를 웃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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