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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렬한 이사회, 당당하지 못한 정부
2017년 07월 16일 (일) 19:53:04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한수원 이사회가 결국 졸렬한 방법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했다. 원전강국, 원전 필요성을 주창해온 원전 이사회가 왜 이토록 졸렬한 방법을 선택했는지는 두고두고 역사에 남을 일이지만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인 정부의 행태도 떳떳하지 못했다. 사정이 이쯤되자 사태는 점점 더 꼬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 결정을 내리자 한수원 노동조합은 무효 투쟁을 선언과 동시에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한수원 노조는 주말인 지난 15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신고리원전교차로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와 농성 등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한수원 노조는 "지금까지 정부의 방침 대로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원전을 돌려왔다"며 "앞선 정부에서 원전이 필수라고 했던 한수원 이사진들이 정부가 바뀌었다고 졸속으로 건설 중단을 결정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서둘러 이사회 결정 무효 소송이나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며 "탈원전 논의는 충분한 전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이날 "한수원에 건설 일시 중단을 요청한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항의 등 대정부 투쟁을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겠다"며 "다만 원전 전력 생산을 줄이는 식의 국민을 볼모로 삼는 투쟁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수원 이사회의 '일시 중단' 결정 후 처음 열린 이날 집회에는 전국 원전본부의 노조 대표자와 신고리 5·6호기 담당 본부인 새울원전 조합원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제 논란은 원전 중단만이 아니라 원전을 둘러싼 찬반 양측과 정부, 지역주민과의 입체적인 갈등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문제를 악화시킨 쪽은 무엇보다 밀어붙이기 식으로 원전중단을 강행한 정부와 떳떳하지 못한 한수원 이사회의 행태에 있다. 지난 14일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오전 9시쯤 경북 경주 보문단지 스위트호텔에서 30여분 만에 기습적으로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13일 경주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려다 노동조합과 지역 주민 반발로 무산되자 다음날 회의 장소를 비밀리에 옮겨 안건을 의결한 것이다. 이 문제가 이처럼 도둑질하듯 기습적으로 처리할 문제인지 곱씹어 볼 대목이지만 이로 인해 서로의 감정싸움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게됐다. 이제 원전 문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앞으로 3개월간 공론화 위원회는 활동에 들어간다. 일시 중단 기간은 공론화위원회 발족 시점부터 3개월간이다. 그 안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추후 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물론 노조의 반발에 따른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 한수원 노조는 공사가 일시 중단되면 이사회의 결정을 무력화 또는 효력 정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다. 남건호 노조 기획사무처장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일시 중단으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이사진에 배임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중단을 반대하는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도 이사회를 형사고발 한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현장 일용직 근로자들은 임금 보전 대책을 요구하며 보름째 농성 중이다.

 문제는 원전문제가 이처럼 시급을 다투는 사안인가라는 점이다. 국가적으로 대외경제 위기에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 노동시장 불안전성 및 북행 위기 등 새 정부의 과제는 실로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원전문제가 왜 사회적 갈등의 1번으로 부상해 이처럼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지는 답답할 따름이다, 실제로 우리 원전 산업의 경우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우리의 원전 산업 자체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중요한 인프라이기도 하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에 따르면 한국 원전 산업은 매출 26조6,000억원(2015년)에 투자 규모는 8조원이 넘는다. 종사하는 인력도 3만5,000여명에 이른다. 원전 핵심 미확보 3대 기술 중 하나라던 원전 계측 제어 시스템(MMIS) 국산화에 성공한 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1978년 상업 가동에 들어간 우리나라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는 기술·부품을 100% 수입에 의존했다. 하지만 27년 만인 2005년 한국 표준형 원전(OPR1000)을 완성했다. 2009년에는 우리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원전 모델(APR 1400) 4기를 186억달러(약 21조원)에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우리 원전 기술이나 공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한국은 그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왜 원전을 안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이야기 하는 실정이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원전이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의 객관적인 자료는 가진 것인지 보다 투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무작정 원전은 안된다는 식의 정치적 잣대로 원전과 함께 50년을 살아온 지역민들을 민원을 외면하는 것은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 절차는 투명하게 의사결정은 당당하게 해야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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