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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노조원들이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에 따라 실시된 조합원 파업투표의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총 89.01% 투표율 중 65.93%가 파업에 찬성해 파업투표를 가결했다. 노윤서기자 usnys@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임금 협상 등과 관련해 파업하는 쪽에 찬성표를 던졌다.
 올해 파업하면 6년 연속인데, 현대차가 파업을 벌일 때마다 지역 경제는 직격탄을 맞는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노조는 13일과 14일 전체 조합원 5만274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한 결과 4만4,751명(투표율 89.01%)이 투표해 3만3,145명(재적 대비 65.93%)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합법적인 파업을 위한 내부적인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간의 조정 기간이 끝나는 17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다면 18일부터 당장 파업이 가능해진다. 노사가 주요 교섭 안건에서 사측과 의견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어 노동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파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임금협상 과정에서 전면파업을 포함한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을 거부했다.

 이에 따른 회사의 생산 차질 누계는 역대 최대 규모인 14만2,000여 대, 3조1,000여억원으로 추산됐다.
 올해는 임단협을 조기에 끝내겠다며 예년보다 상견례를 1개월 가량 일찍 시작하는 등 노사가 노력했지만 결국 파업 수순을 또 밟게됐다.
 노조가 당장 파업에 들어갈지 속단하기 이르지만 올해 유난히 금속노조 등 노동계가 투쟁 일변도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금속노조 최대 조직력을 갖춘 현대차 노조가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 노조가 사실상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측은 "해외시장 판매 급감으로 경영상황이 힘든 시기에 노조가 파업을 선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 더 큰 위기에 빠뜨리고 영세한 부품업체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파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조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만 울산양산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어려운 협력업체를 위해서라도 노조가 파업 만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노사가 합리적으로 협의해 좋은 결과를 도출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노조는 올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했다.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 일부 조합원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도 요구안에 넣었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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