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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노조, 대정부 투쟁 돌입
[긴급진단] 한수원 이사회,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기습 결정
2017년 07월 16일 (일) 20:48:03 정두은 jde03@daum.net
   
▲ 한수원 노조가 15일 서생면 신고리원전 사거리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을 기습 결정한 한수원 이사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영혼없는 거수기냐"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공식 중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19일 고리 1호기 폐로행사에서 탈핵을 선언한 지 26일만이다. 문 대통령이 탈원전 공약을 내놨을 때부터 공사 중단 결정은 이미 예견됐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이 지난 14일 공식 결정되자 한수원 노조와 원전 주민들은 즉각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고, 야당은 한수원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을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2차 회의 파행 다음날 호텔서 개최
 이사 13명 중 12명 찬성으로 의결
 노조, 대통령 면담 요구 등 강력 반발
 야당도 영혼없는 거수기 추락 맹비난

# 오늘 서생주민 향후 일정 논의
한수원은 14일 오전 경주 보문단지 내 스위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사 13명 중 12명의 찬성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공사 일시 중단은 정부가 공론화 위원회를 발족한 시점부터 3개월 간이다.
 앞서 한수원은 전날인 13일 오후 경주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노조가 회의장을 원천봉쇄하면서 무산됐다.
 이날 한수원 이사회의 신고리 공사 중단 기습 결정에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대정부 투쟁 선언과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원전 주민들도 17일 오후 대책 회의를 갖고 정부를 상대로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하기로 했다.
 공론화 과정이 향후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인데, 공론화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갈등의 불씨는 남게 됐다.
 노조가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가운데 노조원 100여 명은 15일 오후 울주군 서생면 원전사거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의 졸속행정을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부산·울산·경남 탈핵단체 회원들은 15일 울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노조가 집회를 벌인 맞은편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로 이주가 결정된 신리마을 주민들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촉구를 위해 이달 초부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원전본부의 노조 대표자와 신고리 5·6호기 담당 본부인 새울원전 조합원 등이 참가했다.
 노조원들은 "이사진을 경질하라", "전력 대란 부추기는 경영진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노조는 장기 농성에 대비해 컨테이너와 천막 등을 설치했다.
 노조는 집회 후 대표자 50여 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전국 단위 집회, 산업부 항의 투쟁 등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또 새울원전본부 앞에서 장기 농성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회의에서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대통령과의 공식 면담 요구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에 대한 대정부 투쟁 △원자력 산업을 부정하는 반원전 이사진 퇴진운동 전개 등을 결의했다.


 신고리 중단 결정에 서생 주민들도 "한수원이 정부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반대 범군민대책위는 14일 오전 주민협의회 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17일 오후 5시께 주민협의회 사무실에서 서생지역  21개 마을 이장과 단체장 등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사회 회의에서는 공론화 과정의 문제점과 피해 배상 및 소송, 상경투쟁 등 대정부 투쟁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된다.
 대책위 손복락 위원은 "한수원 이사회의 기습처리와 3개월 간의 단기 공론화는 분명 문제가 있다. 국민 분열과 지역 간 갈등만 조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도 들고 일어났다. 자유한국당 문재인 정부의 졸속 원전대책위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수원 이사회는 대한민국 법과 절차를 무시한 대통령의 불법 명령을 맹목적으로 수행한 영혼없는 거수기로 추락해 향후 벌어질 법적 소송 등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 시민배심원 손에 달린 신고리 운명
이제 신고리 5·6호기 운명은 시민배심원단 손에 맡겨졌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7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 선정에 착수한 데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이 결정된 만큼 최대한 빨리 위원회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만간 시민배심원단이 구성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공사 일시 중단 기간 중 기자재 보관, 건설현장 유지관리, 협력사 손실비용 보전 등에 1,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민배심원단이 완전중단을 결정할 경우 계약취소로 위약금 등 업체들에게 물어줘야 할 배상비용만 9,912억 원이며, 이미 집행된 사업비 1조6,000억 원은 매몰비용이 된다.


# 협력사와 보상 문제 법적다툼 예고
이런 가운데 신고리 건설 현장은 충격에 빠졌다. 현장에는 기자재업체까지 760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일용직 근로자들은 900여 명에 이른다.
 근로자들은 임금보전대책을 요구하며 20여 일 가까이 농성 중에 있다. 근로자 김모(56)씨는 "이달부터 특근과 야근이 끊겨 월급이 반토막인데,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협력사의 한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건설 허가가 떨어진 건설사업을 갑자기 중단해 업체들이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날 판"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구체적인 손실비용 보전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협력사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원자로 건물 마지막 기초(3단)작업은 원자로 안전에 매우 중요한 부위라는 점에서 일시중단기간에도 원자로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해 다음 달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협력사와의 논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상 규모 논의가 장시간 이어지면 결국 법정에서 다툼을 벌일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전했다. 

 정두은기자 jde03@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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