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제 분야에 '더불어 잘사는 경제'라는 화두를 던지자 재계가 다양한 상생협력·동반성장 약속으로 이에 화답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가  20일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2·3차 부품 협력사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2·3차 협력사 지원 방안과 1차-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1·2·3차 협력사 대상 총 지원 규모는 7,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현대·기아차는 부품산업 내 지원 대상을 현행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는 물론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로 대폭 확대한다.
 500억원을 신규 출연해 '2·3차사 전용 상생협력기금'(가칭)을 조성하고 △ 경영 개선 △ 경쟁력 강화 △ 해외 진출 △ 고용 지원 등 4대 분야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1천억 규모 저금리 회사운영자금대출
경영 개선 방안으로는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현대·기아차의 예탁금을 활용해 회사 운영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 규모는 1,000억원이며, 시중 금리 대비 1.5% 우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협력사의 열악한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는 '상생협력센터'(가칭)가 건립된다.
 연건평 7,600평(4층) 규모인 상생협력센터는 협력사 임직원들의 품질·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시행, 우수기술 전시 등의 거점으로 활용될예정이다.
 이 밖에 협력사 전용 교육포털이 마련되고 5∼7개월간 협력사에 상주하며 품질·기술 지도활동을 하는 현행 품질기술봉사단도 확대 운영된다.

#상생협력센터 건립 임직원 역량 향상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를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고자 해외 메이커와의 거래 확대를 추진하고 사전 컨설팅, 인허가 코칭 등 해외 진출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협력사들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도록 기존의 1·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는 한편 별도의 2·3차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안산, 울산 지역에서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현대·기아차는 1차-2·3차 협력사 간 동반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상생협력 관리체계도 새롭게 구축한다.
 우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연계해 하도급 대금 지급, 원자재가 정상 지급 여부 등 1차 협력사의 상생협력 활동 점검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우수 1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미진한 업체는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2·3차 협력사에 대한 1차 협력사의 육성활동 정도를 평가해 신차 입찰 점수에 반영하는 '상생협력 5스타 제도'를 신규 도입한다.

#해외진출 노하우 전수·채용박람회 운영
현대·기아차와 1·2차 협력사가 함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상생협의체도 신설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부품 협력사의 동반성장이 완성차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현대·기아차가 새롭게 제시한 모델은 소재, 금형 등 뿌리산업이지만 직접 거래 관계가 없는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과 1차-2·3차 협력사간 상생협력 체계 강화라는 양대 줄기가 핵심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1차 협력사 위주의 상생협력 활동들이 1차 협력사 성장에는 큰 성과가 있었으나, 1차사를 통한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 유도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접근법을 달리한 진일보된 방식으로 주목된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02년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설립 △2006년 전담 조직 (상생협력추진팀) 구성 △2008년 공정거래협약 체결 △2011년 R&D기술지원단 신설 △2012년 협력사 채용박람회 개최 △설·추석 등명절 때마다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청년 일자리 창출과 협력사 우수 인재 확보를 지원하는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2,722억원으로, 2001년 733억원 대비 15년 만에 3.7배가 증가하는 등 연평균 9.1%의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협력사 기업 규모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 포함) 숫자는 지난해 137개사로 2001년 46개사 대비 3배 증가했다.

#1차 협력사와 상생협력관리체계도 구축
이 중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 숫자도 같은 기간 37개사에서 111개사로 3배 늘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이 전체 1차 협력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3%에서 지난해 41%까지 늘어났다. 중소기업 협력사 비중은 같은 기간 84%에서 49%로 크게 감소했다.
 동반성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평균 거래기간 또한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인 11년을 3배 가까이 웃도는 30년에 달한다.
 김잠출기자 usm0130@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