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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공립유치원생 비율을 2022년까지 40%로 높이기 위한 방안을 내놓자, 중구 혁신도시, 북구 호계 등 울산에서 국공립유치원을 추진했다가 중도에 보류되거나 유아교육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은 '사립유치원 죽이기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25일 '제2차 유아교육발전기본계획 수립의 방향과 주요과제 설명회'를 갖고, 서울시 교육청 주관으로 연구한 2018~2022년까지 유아교육과정 교원역량강화, 행재정적 정비 등을 담은 교육부 법정계획을 공개했다.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교육부가 추진하고 서울시교육청이 주관, 입찰을 통해 선정된 정책연구진이 추진하는 5개년 계획이다. 1차 기본계획(2013~2017년) 추진성과 및 한계 평가를 토대로 중장기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이날 발표된 계획에는 현재 24%에 머물고 있는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2022년에는 4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계획안은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위해 공립유치원 의무설립 지역 가운데 사립유치원이 없거나 저소득층이 많고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공립단설유치원을 우선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또 공공기관 이전·신설 시 단설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설치기준을 마련한다. 사립유치원 중 운영난에 처한 곳을 사들여 공립단설유치원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있다.

 이같은 방안은 최적화된 교육과정과 설비, 사립유치원 대비 저렴한 학비 등을 감안할 때 학부모들의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유치원 취원아동 가운데 국공립유치원의 취원율은 24.2%에 불과하다.

 울산의 경우만 해도, 국공립취원률은 10.9%(2017년 3월 1일 기준)로 평균에 한참 못미쳤다. 울산에서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전체 10명 중 1명인 셈이다. 지역별로는 부산(13.4%) 대구(14.7%), 서울(17.0%), 광주(18.5%), 대전(18.5%) 등이다.

 울산지역 유치원은 모두 197개(원아수 3만5,554명) 가운데 국립 79개(3,899명 취원율 10.97%), 사립 118개(1만5,474명 취원률 43.5%)로 사립 의존율이 월등히(4배) 높다. 

 울산에서 학부모 요구가 높은 단설 공립유치원은 현재 6개에 불과하며, 지난 2013년 중구 내황유치원 이후 지금까지 한 건도 건립되지 않았다(향산초·길천초·궁근정초 병설유치원을 통합한 상북유치원 제외). 때문에 울산에서는 주택 밀집지와 도시개발지구를 중심으로 국공립유치원 설립에 대한 요구가 잇따랐다.

 하지만 2년 전 울산시교육청이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에 공립유치원 설립을 추진했다가 사립유치원의 저항과 반대로 실패한 전례는 국공립유치원 신설이 쉽지 않은 현실을 증명했다.

 이번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학부모들로부터는 환영받고 있지만, 사립유치원의 반발이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울산사립유치원 측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울산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립유치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은 사립유치원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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