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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방안인 생태제방안 부결 결정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화재청이 고수해 온 수위조절안으로 인해 사상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이유로 낮췄던 식수전용 사연댐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공문을 보내는 등 정부에 울산시민의 식수 확보 대안 마련을 압박하고 있다.
 25일 울산시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 문화재청, 환경부 등 4곳에 사연댐의 수위를 다시 높여 댐에 물을 채워 달라고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울산시, 국토부 등 정부에 담수 촉구 공문
 암각화 보존 물막이사업 1년전 실패 불구
 문화재청 수위조절 고수 사상 최악 물부족
 생태제방 또 부결 식수 해결 의지 의심도

# 사연댐 건립 52년만에 첫 취수 중단
지난 2014년 8월 정부와 울산시, 문화재청은 암각화 보존 방안인 가변형 임시물막이(카이네틱댐)를 추진하면서 임시로 사연댐(만수위 60m)의 수위를 48m 이하로 낮췄다.
 그러나 임시물막이 설치가 지난해 7월 기술적 결함으로 실패했고, 인위적 수위 조절과 가뭄으로 최근 사연댐이 청정 식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완전히 잃자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현재 사연댐 수위는 46.09m로 유효 저수율에 3.8%에 그치고 있다. 74만2,000t 정도의 물이 남아 있지만 혼탁하고 부유물이 많아 식수로 생산하기 불가능해 지난 20일부터 취수를 완전 중단한 상태다.
 사연댐이 취수가 중단된 사례는 1980년대 정수장 교체공사를 제외하고 1965년 준공 이후 저수율 부족으로 취수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취수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수위조절이 주 원인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수위를 48m 이하로 낮추기 위해 식수로 사용해야 할 사연댐의 물이 공업용수로 방류돼 왔다. 그 양은 2014년 1,948만3,000t, 2015년 516만3,000t, 2016년 1,451만9,000t에 달한다. 지난해 1,451만9,000t은 사연댐의 85일 공급분이다.
 울산지역 공업용수는 대암댐에서 공단과 기업체 등에 공급을 한다. 부족하면 낙동강 하류의 물을 끌어 와도 수질에 큰 지장이 없다. 그런데 수위 조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연댐의 식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했던 것이다.

# 울산 하루 물 사용량 산정 오류 정정 요구
울산시의 분석(2008~2012년)에 따르면 사연댐 원수는 COD(화학적산소요구량·호소 생활환경기준 항목) 기준 평균 2등급을 유지하는 반면 낙동강 원수는 3등급 이하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치며 울산은 식수를 공급하기 사연댐 취수가 중단된 지난 20일부터는 식수 전부(일 40만t)를 낙동강 원수로 대체하고 있다.
 낙동강 물이용을 위해서는 부담금 170원(㎥당)을 추가 지불해야 하며, 40만t 기준 일 6,800만 원, 한 달이면 20억4,0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 하루 7만톤 운문댐 물 조속 공급 촉구도
시는 공문을 통해 "자체 청정원수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연댐의 기능이 마비돼 낙동강 물을 식수로 전량 공급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쌓여가고 있다"며 "임시 가변형 물막이 사업을 위해 댐 수위를 48m 이하로 조절했는데, 이 사업이 지난해 7월 중단된 만큼 댐 수위를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는 국토부의 2025년 목표 수도정비기본계획상 울산의 물 사용량 산정 오류를 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5년 기준 울산의 물 사용량을 1일 평균 39만t으로 산정해 원수 공급계획이 마련됐으나 현재 1일 평균 42만t의 원수가 사용되고 있어 최소 45만t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는 이런 내용을 근거로 정부가 애초 울산에 공급하기로 한 운문댐 물 하루 7만t을 조기 공급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시 관계자는 "청정 식수 전용댐을 비워둔 채 해마다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는 낙동강 물을 수자원공사에서 구매해 시민에게 전량 식수로 공급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는 사연댐의 수위만 낮추면 된다는 편향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면서, 울산시민의 식수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그 안을 수용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창훈기자 usjc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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