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업종 같은 그룹(현대중공업 그룹)에 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임단협 결과가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엇갈리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26일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여름 휴가 전 타결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오히려 노사 갈등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실적이 더 나은 미포조선의 경우 사실상 '기본급 동결'에 노사가 합의했는데,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심각한 일감 부족과 유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본급 15만4,800원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포조선 노사는 올해 임금협약 단체교섭에서 여름휴가를 이틀 앞두고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이날 울산 본사에서 열린 제13차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정기승급분 23,000원 별도)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지급 △무재해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또 △경영 성과금 연말 지급 △고정연장 관련 임금조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5억원 출연 △노사협력대상 수상 등 기념 상품권 50만원 지급 △노사 제도개선위원회 구성 △협력사 처우 개선 등에도 뜻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유휴인력 발생과 관련 올해 초부터 운영 중인 노사공동위원회 활동을 2018년 5월 말까지 연장해 제반 인력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경쟁력 제고 및 안정적 물량확보를 위해 비용절감 및 생산성 향상에 노사가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별도합의안도 마련했다.

 앞서 이 회사 노사는 지난 6월 14일 올해 임금협약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가졌으며, 이후 한 달여간 모두 13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이는 일감부족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을 노사가 한마음으로 조속히 극복하기 위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노조는 휴가 하루 전날인 28일 조합원 2,370여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가결되면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21년째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형님 격 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은 실마리가 전혀 풀리지 않고 오히려 갈등만 증폭되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월 말 예정된 여름 휴가 전 모든 교섭을 타결하자고 촉구하고 있지만, 회사와 입장 차이가 너무 커 현실 가능성이 희박하다.
 회사는 조선 위기 극복을 위해 기본급 반납을 요구하고 있으나 노조는 이를 철회하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임금 반납 쟁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교섭은 휴가 전은 물론 이후에도 제자리를 맴돌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올해 임금안으로 금속노조가 정한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250% + 추가, 사내근로복지기금 세전 순이익 5% 범위에서 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사측은 아직 제시안도 내지 않았고, 휴가 전 타결은 이미 무산된 상황이다.
 노조는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울산 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시의회 건물에서 올해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옥상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석 수석부위원장을 응원하는 의미였다.  김지혁기자 uskjh@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