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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의 심각한 가뭄과 반구대암각화 침수 방지를 위한 수위조절 등으로 인해 주요 식수원인 사연댐, 대곡댐의 저수율이 바닥을 드러낸 가운데 27일 김기현 시장이 사상 초유의 관내 식수원 전면 공급 중단 사태에 대한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사연댐을 방문해 댐 수위를 확인하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김기현 울산시장이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전 대책마련을 정부에 강력 촉구했다. 일주일 넘게 울산지역 식수부족 사태가 계속되면서 반구대암각화 보전과 울산의 식수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어서다. 
 27일 울산시는 김기현 시장이 반구대암각화 보전을 위한 수위 조절과 가뭄의 영향으로 취수가 중단된 식수댐인 사염댐과 대곡댐 등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사상 초유의 관내 식수원 전면 공급 중단 사태에 대한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기현 시장, 사연·대곡댐 현장방문 점검
식수 확보·문화재 보호 최적안 대두 불구
문화재청 생태제방안 부결 아쉬움 토로
"다른 대안 제시하면 전폭적 지지 할 것"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울산의 상수원인 사연댐, 대곡댐, 회야댐이 바닥을 드러내 지난 20일부터 8일째 식수 전량을 낙동강물을 끌어와 사용하고 있다. 울산시민 120만명이 하루에 필요한 식수는 40만t이다.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 비가 내렸지만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회야댐에는 이틀간 26mm, 사연댐과 대곡댐에는 27mm의 비가 내렸지만 무더운 날씨에 증발하거나 땅속으로 바로 흡수된 탓에 실제 저수량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
 이달 20일 유효 저수율이 46.6%로 취수 한계치에 도달했던 회야댐은 현재 46.4%로 더 줄었다. 사연댐의 유효 저수율은 20일 3.6%에서 현재 4.4%로, 취수구가 없어 사연댐에 물을 공급하는 대곡댐의 유효저수율도 20일 4.7%에서 현재 4.8%로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특히 이번 식수 부족 사태는 반구대암각화 보전과 울산의 식수문제가 떼려야 땔 수 없는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부터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한시적으로 사연댐(만수위 60m) 수위를 52m 이하로 낮췄는데, 실제 수위는 48m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수위 조절은 식수 확보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공업용수로 강제사용된 물이 있었으면 지금 같은 식수 부족 사태는 오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업용수로 사용된 물은 사연댐의 85일 식수공급량인 1,451만9,000t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화재청은 시가 반구대암각화 보전과 울산의 맑은 물을 지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했던 생태제방안을 20일 부결 처리했다.


 김 시장은 이날 현장방문에서 "생태제방안은 우리시만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문화재청이 70%의 사업비를 매칭한 용역에서도 식수원 확보와 문화재 보호의 최적안은 생태제방안임이 증명됐다"며 "17년의 논의 끝에 보존대책의 최종 결정 단계에서 제방의 규모와 설치 방법을 이유로 대안도 없이 반대하는 것은 문화재 보호 의무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울산시민의 자랑거리인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하고 맑은 물도 지킬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다면 생태제방이 아니라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다"며 "문화재청이 하루라도 빨리 보전대책을 결정해야 하는 의무를 다해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시는 20일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 문화재청, 환경부 등 4곳에 공문을 보내 임시로 낮춰진 사연댐의 수위를 다시 회복시켜 달라고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조창훈기자 usjc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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