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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퍼붓는 소나기에도 한여름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다. 연일 최고 기온을 자랑이라도 하듯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고온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면 우리 몸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일사병이나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과도한 냉방으로 인한 극심한 온도차로 신체의 적응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잃게 만들 수 있다. 한여름의 중간에 치달은 폭염,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기온이 높은 오후 12시에서 5시 사이에는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 심혈관질환 등 기존에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영유아의 경우 체온 조절 기능이 미숙하여 외부 온도 변화에 취약하고, 고령자의 경우 땀샘을 통한 땀 배출 기능이 저하되어 체온조절이 잘 되지 않아 온열질환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외출은 비교적 서늘한 아침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하고, 모자나 양산을 이용해 강한 햇빛을 막는 것도 좋다. 이동 중에 너무 덥거나 어지러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변의 그늘이나 서늘한 공공건물, 차양막 등을 이용해 잠시 쉬어준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후에는 물리적으로 피부 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활용해야겠다. 미온수나 찬물에 적신 수건을 얼굴에 대거나, 몸을 닦아주는 것은 쉽고 빠른 쿨링 방법이다. 이때, 시리다고 느끼기보다는, 약간 시원한 정도로만 느껴져도 충분하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갑자기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얼굴을 포함한 피부 표면에 얼어있는 것을 직접 대거나, 차가운 수건이나 쿨링팩 등을 20-30분이상 장시간 대고 있지는 않아야 한다.

 실내 냉방기는 적절하게 사용해야겠다. 실내 온도를 26~28℃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와 외부의 온도차가 심할 경우 오히려 냉방병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두통을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리거나 살갗이 아리는 듯한 감각신경성 이상감각 등이 나타기도 한다. 냉방기기가 잘 갖춰져 있지 않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이용해 창으로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최대한 차단한다. 창문이나 문이 마주보고 있다면, 열어두어 맞바람이 불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여름철은 평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게 된다.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 중에는 매 시간 2~4잔의 물을 마시고, 땀이 많은 사람이나 운동시에는 염분과 미네랄 보충을 위해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스크림이나 주스와 같은 단 음료는 오히려 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물이나 차를 마시는 것이 더 좋다.

 한의학에서는 여름에 기운을 보해주는 처방으로 생맥산을 들 수 있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조선시대 효종 임금도 여름에 차처럼 마셨다고 한다. 한약으로 달이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차로 마실 때에는 맥문동:인삼:오미자를 2:1:1 비율로 연하게 끓여낸다. 생맥산의 구성약재 중 하나인 오미자만을 차로 우려 마시는 것도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텀블러에 담으면 눈길을 끄는 붉은 빛깔과 함께, 음주 다음날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점은 덤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미자는 술독을 푼다고 하는데, 실제로 오미자의 시잔드린(Schizandrin) 성분이 간기능 개선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오미자는 끓이는 것 보다 찬물에 담가 하룻밤정도 우려내야 유효성분이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폭염을 이겨내는 방법은 특별히 어려운 것들은 아니다. 다만 너무 덥다는 이유로 이를 지키지 않고 간과하기 쉽다. 국민안전처에서 폭염 대비 국민행동요령을 업무 장소에 따라서도 분류해 두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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