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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 엄창섭 군수가 올 군정의 목표를 '문화콘텐츠'로 들고 나왔다. 먹고살기도 빠듯한 판에 무슨 홍두깨 같은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엄 군수의 각오와 비전은 각별하다. 우선 현재의 세계적인 추세가 굴뚝 없는 공장과 사업 유치로, 미래의 성장엔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울주군이라 해서 마냥 두 손을 묶고 있을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여기다 울주군은 기초단체라는 한계와 공업도시 울산에 속해 있다는 지정학적 여건에도 불구, 울주군만이 갖고 있는 차별성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자신감도 반영됐다. 예컨대 공업도시, 산업수도라는 울산광역시가 '문화콘텐츠'를 들고 나오면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울주군은 그렇지 않다. 선사시대 인류문화를 상징하는 반구대암각화가 있고, 동해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은 이미 국내 최고의 해돋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뿐만이 아니라 가지산을 비롯한 울주 7봉의 명산이 천혜의 관광자원을 공급하고 있는데다 언양 미나리와 불고기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즉 문화콘텐츠를 표방하기에 울주군의 브랜드 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똑 같은 상품도 어느 브랜드에서 출시하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라진다.
 울주군은 바로 이런 점에서 낙관하고 있다. 올 연초 엄창섭 군수가 정해년의 사자성어로 해납백천(海納百川)를 선정, 발표한 것도 문화콘텐츠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울주군의 기업유치와 외자유치, 농산품 수출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대우버스와 무학소주의 언양공장을 유치했고 삼성SDI의 PDP공장의 건설이 한창인데다 석유화학 중심의 온산공단 일대에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들이 가세, 놀라운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울산시와의 공동노력 결과다. 100% 만족은 아니지만 '만족함을 알 수준'에는 이르렀다. 때문에 앞으로도 여기에만 너무 집착하다보면 자칫 울주군의 정체성을 흩뜨릴 수 있는 위험도 없지 않다.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 사회 등 제 분야가 종국에는 문화와 귀결된다. 이는 모든 학문의 마루, 으뜸 되는 학문이 종교(宗敎)이듯이 문화와 결부되면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 정치문화, 경제문화, 사회문화 등 모든 것을 녹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블랙홀이 문화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재창출하는 문화상품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사업이 문화콘텐츠다. 문화의 바다(海)가 기존에 울주군이 이룩해 온 성과물(百川)을 모두 받아들여 더 큰 성장엔진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울주군의 관광자원화사업과 회야강 친수·생태하천 조성 사업 등도 바로 이 일환이라 성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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