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의 새 위원장에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사진)이 사실상 확정됐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중앙당의 지침에 따라 지난 4일 하루 동안 차기 시당위원장 후보 등록을 접수한 결과, 정 의원이 단독 등록했다고 6일 밝혔다.

 시당은 현행 당헌·당규 상 시·도당 위원장 등록후보가 1인일 경우 시·도당 운영위원회에서 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규정에 따라 7일 오전 11시 시당 운영위원회를 열어 단독 후보인 정 의원을 새 시당위원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정 의원은 후보등록에 앞서 지난달 말 울산의 원내·외 당협위원장 5명과 접촉을 갖고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에 대한 의견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의 정치 1번지'인 중구에서 지난 16대 국회부터 현 20대까지 내리 5선에 당선된 지역 최다선인 정 의원은 19대 후반기 국회 부의장을 지냈고, 당 최고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중진 의원이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연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의 여파로 자진 탈당하며 일시적으로 정치적 시련을 겪기도 했고, 지난 5월 복당 이후에는 좁아진 입지로 인해 이렇다 할 역할을 맞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5월 대선 패배 이후에는 당 혁신을 위해 차기 시당위원장으로 '원외인사 등판론'이 점쳐지기도 했고,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5선 중진 의원이 재선급에나 어울리는 시당위원장을 맡는 것은 격에도 맞지 않다는 이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기류를 뚫고 차기 시당위원장을 맡으면서 당내 입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동시에 다시 그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울산 보수의 간판격인 정 의원이 차기 시당위원장에 사실상 추대된 것은 그의 풍부한 정치적 자산과 경험이 울산의 자유한국당 재건에 유용하게 쓸 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중앙당이 지난달 20일 내려 보낸 '차기 시·도당위원장은 원내 당협위원장(현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선출하라'는 이례적인 지침은 정 의원을 차기 시당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제19대 대선에서 보수텃밭이던 울산에서 패하면서 당 지지율이 한 자리수로 급락한 비상 상황인데다 내년 지방선거의 수성이 무엇보다 절박하다는 점은 정 의원을 구원투수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날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차기 시당위원장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붕괴된 당 지지층 복원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 한꺼번에 잡는 일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인데다 현실적으로 돌아선 지역의 민심을 단기간에 돌릴 만한 호재가 없다는 점은 차기 시당위원장을 맡는 정 의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우선 울산 전역을 놓고 볼 때 현재의 당 지지도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5개 기초단체장을 물론, 울산시장 조차도 수성이 버거운 상황이라는 진단은 이미 나와 있다. 그나마 지난 20여 년간 다져놓은 조직력이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이나 다른 야당에 비해 다소 우위라는 점이 내세울만한 위안거리다.

 한국당의 울산 야전사령관을 맡는 정 의원은 무너진 지지층 복원의 해답을 민생 속에서 찾는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조직정비와 당원 사기 충전을 통해 시당의 결집력을 높이고, 떠났던 보수를 다시 되찾고 돌아오게 만들어 추락한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진력을 다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어떤 결과물로 귀결될 지 주목된다.  최성환기자 csh@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