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23 수 23:30
 소방, 울산외고
 
> 뉴스 > 오피니언 > 아침단상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나다-신데렐라
이정희 위덕대 교수
2017년 08월 09일 (수) 19:51:48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오늘 만나볼 소설 속 주인공은 '신데렐라'다. 엄밀히 말하자면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라 동화 속 주인공이지만, '신데렐라' 이야기를 하고,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신데렐라'와 작별을 하고자 한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용어까지 생겨나 많은 여성들이 동화 속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듯이, 일시에 자신의 인생을 화려하게 변모시켜 줄 남자를 기다리기까지 한다.

 이러한 어릴 때 읽었던 동화는 왠지 따스하고 아름다웠던 것 같다. 어떤 동화는 제대로 줄거리를 다 기억 못하지만, 행복하게 끝나는 마지막 부분만 선명하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읽었던 동화들은 잔혹한 경우가 많다. 딸아이가 어렸을 때, 가장 무서워했던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역시 늑대가 아기 염소 여섯 마리를 통째로 삼키고, 엄마 염소가 돌아온 후 막내 염소가 엄마를 도와, 자고 있는 늑대의 배를 가르고 여섯 마리 아기 염소를 구출한다는 이야기도 마냥 신나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리고 늑대의 배에 돌멩이를 가득 넣고 다시 꿰맨 후에 우물에 빠져 죽게 하는데, 아기 염소를 구했다는 데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통째로 삼키고, 배를 가르고 하는 등은 왠지 섬뜩하다.

 <신데렐라>는 계모와 계모의 딸에 의해 학대 받는다. 읽는 독자들의 성향에 따라 그 정도쯤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왠지 마음에 걸린다. 게다가 맞지 않는 구두를 신으려고 뒤꿈치를 자르는 등의 설정은 예사롭지가 않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결말에 있다.

 먼저 <신데렐라>가 탄생한 이야기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신데렐라>는 프랑스 어린이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샤를 페로(1628~1703)의 동화와 독일의 그림형제가 1812년에서 1822년에 걸쳐서 지은 <그림동화> 속의 <신데렐라>가 유명하다. 프랑스의 페로와 독일의 그림형제 사이에는 100여년 이상의 시간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의 이야기 설정은 비슷한 데가 많다. 특히 마음씨 나쁜 계모 설정은 똑 같다. 물론 이야기 중에 계모가 악역을 담당하는 설정은 <신데렐라> 이외에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근세 초기 유럽 사회에서는 부인을 잃고 새로이 부인을 맞아들이는 남성이 다섯 명 중에 한 명 꼴이어서, 많은 아이들이 계모 밑에서 성장했다고 한다. 17세기 프랑스의 노르망디지방에 남아 있는 통계에 의하면, 당시 사람들의 결혼생활은 평균 15년이었다. 이 15년 이라고 하는 짧은 기간은 이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별에 의한 것으로, 힘겨운 노동과 영양실조, 그리고 의학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으므로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는 조건이 결여된 시대였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신데렐라>에 나오는 유리구두는 그림동화에는 등장하지 않고 나중에 각색이 되어 유리구두가 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유럽에서 구두의 이미지는 여성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한다. 12세기의 프랑스 사원의 벽화에는 한쪽 발이 맨발인 여성의 부조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성적으로 타락한 여성을 표현한 것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생각해 보면 의외의 해석이 나온다. 신데렐라가 밤 12시가 되도록 정신없이 왕자와 춤을 추다가 12시까지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요정과의 약속에 급히 궁전을 빠져나오다 유리구두 한 짝이 벗겨진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를 찾지 못하고 한 쪽 발이 맨발인 채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므로 유리구두가 벗겨졌다고 하는 것은 왕자의 책략에 의해 이미 신데렐라는 왕자와 성적 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까지 파고들지 않아도 되겠지만 동화에는 그 시대의 세태가 숨겨져 있고, 그 시대에 맞게 변해왔던 것이다.

 그럼 결론을 비교해 보기로 하자. 샤를의 <신데렐라>는 잘못을 비는 의붓 언니들을 용서하고 귀족 집안의 남성들과 결혼까지 주선해 주었다고 한다. 이에 비해 그림형제의 <신데렐라>는 비둘기들이 의붓언니의 두 눈을 빼내는 벌에 받게 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아무런 반응 없이 지켜보고 있는 신데렐라에게 전율마져 느끼게 된다. 물론 그 배경에는 '나쁜 짓을 하며 엄한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라는 논리가 깔려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지 않았으면 한다.

울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울산신문(http://www.ulsanpress.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걱정되네요, 그대
회사 위기에 눈감고 귀막은 현대차 노
박태완 전 중구의장 등 1천명 민주당
[이야기가 있는 시] 구름을 수리하다
올 가을 신규분양 아파트 청약 열기
홍준표, 정부 탈원전 정책 강도높게
울산농협, 초등학생 은행 직업체험 행
"에어컨 맘껏 써도 전기 남아돌아"
현대차 노사 임단협 장기화 25일 판
정부의 탈원전 방향, 절차적 문제 살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편집규약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신문의 모든 컨텐츠 및 기사는 지적재산권법의 보호를 받으므로, 무단복사나 전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청소년보호책임자 조희태 / 대표전화 052-273-4300 / 팩스 052-273-3511
Copyright 2006 울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ulsanpres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