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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수출 동반 부진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우려했던 노조 파업까지 더해져 '8월 위기설'이 점차 힘을 받고 있다.

현대차 해외 판매 급락 등 최악 위기 속 노조 파업
3년 누적적자 2조 기록 한국GM, 국내시장 철수설
통상임금 소송·근로시간 단축에 부품업체도 휘청

#현대차 중국·미국시장 판매 쇼크…경영여건 회복 기미 요원
국내 자동차업계 맏형격인 현대차는 3월부터 계속된 사드 영향으로 상반기 성적표가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역대 최악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6월 중국에서 3만5,000여 대를 판매했는데 전년 같은 달 14만2000여 대에 비해 63% 가량 감소했다. 판매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최대 시장으로 꼽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감소세다.

해외시장의 판매 추락으로 인한 실적 하락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6.4% 하락한 2조 5,952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아차는 무려 44% 급감한 7,868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사드 임시배치 결정 등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중국내 판매량 감소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향후에도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섣불리 판매 호조를 확실시 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조는 10일 1, 2조 각각 부분파업을 한데 이어 오는 14일에도 2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는 14일에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기로 해 다음 주에도 파업이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차 노조는 6년 연속 파업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측은 2012년부터 지난 5년간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현대차의 생산 차질이 총 34만2,000대, 금액으로는 7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극심한 실적부진 GM, 한국공장 포기시 저지 수단 없어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국회 제출 보고서에서 철수 가능성을 공식 제기하면서 '국내시장 철수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달 초 제출한 '한국GM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에서 "GM이 지분매각이나 공장폐쇄 등을 통해 철수 실행시 이를 저지할 수단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철수설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GM의 극심한 실적부진 때문으로 한국GM의 매출은 지난 2012년 15조 9,496억원에서 지난해 12조 2,341억원으로 4년만에 23%나 하락했다.

또한 최근 3년간 1조 9743억원의 누적 당시 순손실을 입었고, 지난 1분기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짐.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0년 이후 8~9%대에 머물러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일괄 인상과 정년 61세 연장 등의 요구를 사측이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업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3년간 2조원대의 적자를 보고 있는 회사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며 "일자리를 지키자는 노조가 오히려 국내공장 철수의 명분만 살려주는 행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車부품업계 "판매부진·노사 갈등 등 2중고에 고사 직전"
자동차부품 업계는 국내외 판매 부진, 통상임금 소송, 노사 갈등 등으로 국내 부품 산업이 큰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 국회, 법원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은 지난 9일 공동명의로 '3중고에 휘둘리는 위기의 자동차부품산업계 호소'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부품업체들은 임박한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판결,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파장 등을 위험 요소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임금 제도에서 상여금을 운영하는 다수 중소 부품업체들 역시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노사 소송 분쟁과 추가 인건비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이 확실시 된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 논의와 관련해 "연착륙 방안이 없는 급격한 단축은 중소 부품업체와 자동차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계(도금·열처리·주물·단조·금형·사출 등)의 생산 차질과 인건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잠출기자 usm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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