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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도 어김없이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을 이어가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9월로 끝나기 때문에 이번달 안으로 올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자칫 교섭 장기화가 우려된다.
 노조는 14일 오후 1시 30분부터 1조 근무자가 2시간 파업했다.
 이어 2조 근무자도 오후 10시 30분부터 2시간 파업을 벌였다. 파업과 동시에 예정된 집회는 비로 인해 취소됐다.

 14일 두번째 파업 강행 사측 압박
 제시안 없으면 파업 수위 높일 듯
 9월 새 집행부 선거 준비 등 촉박
 다음주 잠정합의 해야 8월 타결


 노조의 이날 파업은 올해 들어 두번째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1·2조 근무자들이 각각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12일 오전 6시 45분부터 13일 오전 0시 30분까지 예정된 주말 특근도 하지 않았다.
 파업을 벌인 이유는 사측이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제시안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여름 휴가 기간에도 노사는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답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사측의 진정성 있는 자세와 결단이 필요하고 제시안을 한꺼번에 낼 것을 요구한다"며 "조속한 교섭 타결을 위해 사측에 충분한 시간을 줬고, 이제는 조합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변화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며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사측은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임금협상과 함께 단체협약 교섭도 함께 진행해 안건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16일 다시 교섭(제24차)을 열고 이 때에도 사측이 제시안을 내지 않을 경우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추가 파업 계획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노조의 파업 수위는 기존 2시간에서 더 늘어나 투쟁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올해 임단협에서 시간이 촉박한 쪽은 노조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박유기 위원장의 집행부는 9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당장 9월에 들어서면 새 집행부 선거 준비에 돌입해야 해 8월 안으로는 올해 임단협을 끝내야 한다.
 이 시점으로 역산하면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 까지는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야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사측의 1차 제시안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하고, 2차 제시안으로 타결했던 전례를 생각하면 8월까지 임단협을 타결할 시간적 여유는 빠듯하다.
 노사가 8월 안에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타결 시점은 사실상 10월 이후로 넘어간다.
 이 경우 새 집행부가 바통을 넘겨 받아 교섭을 이어간다.


 현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총 24차례 파업을 벌이고 12차례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회사는 생산차질 규모를 14만2,000여 대, 3조1,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3조원이 넘는 차질은 1987년 이후 노조 파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그러나 파업 수위에 비해 임금 인상 등 성과는 저조했다.
 지난해 노조는 7월 19일부터 10월 10일 사이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과 특근 거부 등 투쟁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률은 3.4%로, 임금을 동결한 2009년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파업이 무노동 무임금 적용에 따른 개인 임금손실을 초래해 오히려 임금 삭감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합원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만큼 현 노조 집행부는 '요구안에 최대한 근접한 조건으로, 조속하게 타결'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다.


 노조의 올해 요구안은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지급(현 750%)과 함께 고용보장 합의서, 노동시간 단축, 정년연장, 해고자 원직복직,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등이 포함돼 있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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