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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목요일 저녁에 시간 있습니까. 영화보러 가자는 것은 아니고요. 어디 놀러 가자는 것도 아닙니다. 시간이 있으면 TV를 한번 켜 보십시오. 당신이 대한민국 국민이 맞다면 지난 한 주 분명히 갑갑하고 짜증나는 일을 겪거나 보았을 겁니다. 그런 당신을 위해 제안합니다. 목요일 오후 7시 30분에 울산종합운동장 청소년 광장 무대에 오시거나 오후 11시 15분이나 다음날 오후 1시 5분에 케이블채널 15번의 TV를 켜십시오.


 천문학적인 돈을 횡령하고 회계조작해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납치·폭행으로 사회 질서를 무너뜨린 재벌총수들을 다 용서해준 대통령이 법질서 확립에 나서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아십니까. 그렇게 통크고 관대한 정권이 촛불집회 참가자를 싹쓸이 체포한다고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던 남성을, 커피숍에서 커피 마시던 여성을 잡아 갔다는 기사를 보셨습니까. 속이 불편해지려 한다고요. 그렇다면, 울산시민을 위한 목요열린무대 '공감'이 방송되는 매일 오후 1시 5분과 11시 15분에 TV를 켜십시오.


 이명박정부의 '부유층정책 집중' 비판이 일자 재탕, 삼탕 서민층 대책을 급조하여 생활공감정책 67개 과제를 제시하며 서민층을 위한답시고 생색내기용 대책을 발표한 것을 알고 계십니까. 갑자기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고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올해 1·4분기 소득 상위 20%의 소득은 두배나 늘었지만, 나머지 80%의 소득은 더 낮았다는 통계결과를 아십니까. 모든 것이 다 오르는데 남편 월급과 아이 성적만 안 오른다면서요. 공연히 짜증이 납니까. 은근히 화가 치민다고요?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는 '열린무대 공감'을 얼치기 생활공감정책으로 모독해서는 안된다고요. 당연하지요. 그래서 '즐거운 열린무대 공감'을 위해 TV를 켜십시오.


 대통령은 자기가 하는 일이 올바르기 때문에 확고하게 밀고 나갈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면서요. 그러면 국민도 각오하고 있어야겠네요. 촛불집회는 백번을 넘게해도 소용없다고 하더군요. 고달파도 어쩝니까. 이명박 정부의 국민으로 살아갈 각오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런 국민을 누가 위로해 줄 수 있을까요.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는군요. "영국의 대처총리나 미국의 레이건대통령이 초기에 나보다 더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는 더 좋았던 것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가슴이 답답하고 화병 난 시민들은 어떻게 위로를 받아야 할까요.


 이런 방법은 어떻습니까. 일요일 낮 12시 10분에 TV를 켜고 KBS1에 채널을 맞추면 '전국노래자랑'이 시작되고요. 매일 오후 1시 5분과 오후 11시 15분에 케이블(15번)을 틀면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는 울산시민을 위한 '목요열린무대 공감'이 우리를 반겨 줍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도대체 낯선게 없습니다. 모두 이웃에서 쉽게 마주치는 그런 얼굴들이니까요. 노래 역시 익숙하지요. 노래·춤 솜씨는 당신보다 별로 낫지 않을 겁니다. 아마 월 소득도 그렇겠지요. 경쟁심은 생기지 않습니다. 이번 주만이 아닙니다. 지난주에도, 지지난 주에도 그랬지요. 그렇게 '전국노래자랑'은 28년이 되었고 '목요열린무대 공감'은 3년이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반만년 역사에 오랜된게 별로 없는 대한민국, 부수고 다시 짓고 또 부수며 끊임없이 우리를 낯설게 합니다. 정겨운 골목길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단골 선술집이 얼마나 오래 가겠습니까.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도 얼마나 빨리 변하고 뒤집어 지는지요. 그런데 28년째인 정다움이 묻어나는 '전국노래자랑'과 '열린음악회'를 모델 삼아 30년을 지향하며 3년동안에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는 목요열린무대 공감'이 울산시민의 즐거운 벗이 된게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랩, 뽕짝, 댄스곡, 발라드, 전통춤, 민요, 판소리, 밸리댄스 다 나오지만 무슨 상관입니까. 그 이완된 분위기에 살짝 올라타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러면 느낌이 올 겁니다. 세상이 참 여유롭구나! 아무 일도 없구나! 지난 주 무엇에 시달렸든 마음속의 파도가 잔잔해지면서 갈등도 번민도 잦아들 겁니다.


 이걸 한마디로 뭐라 할까요. 내 안이 편안해지면서 세상도 무고한 것, 그렇습니다. 평화, 당신은 지금 평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국노래자랑'과 '목요열린무대 공감'이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입니다. 기득권에 안주해 있는 울산의 문화예술인들이 외면하고 시기해도 "영향력 있고 잠재력있는 젊은 예술인을 울산에 초청해 그들에게 터를 제공해주면 후일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울산의 자랑이 될 것이다"며 힘주어 말하는 (사)한국문화예술평의회 최형규 회장을 비롯한 '공감' 가족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보수'를 지향한다기에 '제대로된 진보'를 자처하는 필자가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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