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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 무너진 지지층 복원을 위해 전국 민생투어에 나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울산은 김기현 시장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며 사실상 '김 시장 공천'을 시사해 지역정가가 발언 진위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울산대공원 남문광장에서 김 시장과 함께 가진 '다시, 경제 속으로' 울산 토크콘서트 모두발언에서 자신과 울산의 인연을 소개한 뒤 "김기현 시장을 중심으로 울산이 뭉쳐주시면 저희들이 절대 야당이라고 해서 울산시에 손해되는 것은 안하도록 전적으로 저희가 밀어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울산의 미래 때문에 저희들이 왔다"고 방문 취지를 짤막하게 밝히고, 김 시장에 대해서는 "같이 정치해봤는데 아주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다"며 절대적인 신뢰감을 표했다.
 시민 1,000여명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홍 대표가 한 이 발언에 대해 지역정가에선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내년 울산시장 선거를 놓고 자유한국당 내에선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정갑윤 시당위원장이 출마를 고민하는 등 김 시장과의 후보경쟁 구도가 형성 중인 상황에서 나온 당 대표의 공개석상 발언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울산 유력인사는 홍 대표의 이 발언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인 만큼 김 시장에게 확실한 신뢰감을 보냈고, 김 시장을 중심으로 울산이 뭉쳐야 한다고 한 것은 후보 공천의 복심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분석을 내놓았다.

 토크콘서트 현장에 있었던 당 관계자도 "홍 대표의 말을 해석 없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이날 발언은 내년 울산선거를 김 시장 중심으로 치르겠다는 확실한 입장 표명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반면, 홍 대표의 발언을 김 시장 공천으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란 의견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의 한 당직자는 "경제를 주제로 김 시장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울산시민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수사적으로 행한 발언을 '사실상 공천 내락'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홍 대표의 발언을 오히려 왜곡하는 것"이라며 논란을 경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발언의 진위를 떠나 당 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논란의 여지를 만들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홍 대표의 울산 토크콘서트 발언을 놓고 이처럼 미묘한 파장이 일자 지역정가에선 내년 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자리를 둘러싼 한국당 내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홍 대표는 "김기현 시장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문제의 발언에 앞서 "울산 시민의 18%가 토박이고, 82%가 제2의 고향이다"면서 "74년 6월 30일 울산 복산동으로 저희 전 가족이 이사 와서 울산에 살고 있다. 제도 82%의 제2의 고향을 울산으로 가진 울산시민이었다"고 울산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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