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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갑한 현대차 사장

서울 양재동 본사 투쟁을 예고하며 이번 주에도 파업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현대차 노조에 대해 현대차 사장이 현실 직시를 당부하고 나섰다.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은 "과거 현대차가 급성장할 때와 같은 고임금 요구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며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노조에 위기극복 동참을 호소했다.

"中·美 판매 급감 특근 없어질 수도
   미래 생존 노사 새로운 정신 필요"


 윤 사장은 최근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올해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고, 이에 따른 생산 오더(주문)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특근도 필요 없는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의 노무비 수준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자율주행, 인공지능, 공유경제 등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들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사장은 또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근로시간 제한, 통상임금 문제, 나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문제와 중국차의 국내시장 진출, 남북한 경색 상황으로 인한 해외 투자심리와 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 어느 하나 걱정되지 않는 것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2030년까지 이런 위기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우리에게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가 누구의 책임인지 공방하기 전에 노사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미래 생존을 위해서 노사가 기본으로 돌아가 생산성과 품질에 충실하고, 휴지 한 장과 물 한 방울도 아끼는 새로운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23차 임단협 교섭에서 호봉승급분(정기승급분 + 별도승급분1호봉 = 4만2,879원) 지급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성과금은 예년보다 축소된 200% + 100만원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조합원이 납득할 수준이 아니다'며 거부했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과 동시에 교섭도 이어갈 예정인데 현 집행부 임기 내에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당장 이번주 내로 잠정합의안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회사나 노조가 이번주내로 획기적인 입장의 전환이 없다면 자칫 올해 임단협이 장기화 될 분위기다.
 노조는 이번주에도 파업을 이어간다. 노조는 21일 2시간 파업하기로 했다.
 22일에는 노조간부들이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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