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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주 문화부

지난 한 달간 사람들을 만나 가장 많이 한 질문은 "휴가 다녀오셨습니까"였다.
 7월말에서 8월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여름휴가를 떠난다는 생각에 의례적으로 건넨 인사말이었지만, 아직도 장기 휴가는 커녕 기본 연차휴가조차 없는 직장인들도 다수라고 한다.

 과거 먹고 사는 문제가 급했던 베이비붐 세대들은 상사의 눈치를 보며 휴가를 미루거나, 사무실의 자리를 지키는 성실함을 직장인의 덕목으로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직장인들은 더 이상 장시간 근로를 미덕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퇴근 이후의 삶 또한 일 못지않게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최근에는 '워라밸'을 지향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워라밸'이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자는 신조어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은 정시에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개인적인 시간을 즐기며 나아가 한 달 간의 정기 휴가, 안식년 등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이 말하는 개인적인 시간이란 거창한 자아 실현보다 연인과 시간을 보내거나 아이와 놀아주기, 취미생활하기 등 소소한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워라밸'은 아직까지는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누리려는 젊은 직장인들의 하나의 문화 현상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형성되면 이에 관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OECD 국가 중 취업자의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긴 우리나라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휴식은 장기적으로 업무의 질을 높인 다는 인식은 확산되어야하며, 마음 놓고 장기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기업과 사회 분위기도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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