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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울주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창작 오페라 망부석 '새가 숨는 집'의 한 장면.

울산광역시 기념물 1호인 은을암 설화가 오페라로 재탄생한다.
 울산문수오페라단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울주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창작 오페라 망부석 '새가 숨는 집'을 선보인다.

 '새가 숨는 집'이란 뜻의 은을암은 울산시 기념물 제1호로 신라의 충신 박제상의 유적 중 한 곳이다.
 박제상의 부인 김씨가 신라의 사신으로 왜국으로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뒤 육신은 망부석이 되고 영혼은 두 딸과 함께 새가 돼 바위에 숨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문수오페라단은 울산을 대표할 만한 유적이자 그 속에 애절한 사랑이 녹아있는 망부석을 오페라의 소재로 선정해 한국 고유의 정서를 극 속에 담아냈다. 

 극의 대본작가인 신성우 씨는 "전국 각지에 있는 많은 '망부석' 설화에서 '기다리다 지쳐 죽어 돌이 된' 인물은 전부 여성이다. 그녀들의 삶은 사라져 이미 박제가 돼 버린 듯 하지만 그들의 삶에도 멋진 드라마가 있었음을 말하고 싶었다"며 "시공간을 뛰어 넘어 그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설화의 시점과 등장인물을 현대로 옮겨 오페라로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문수오페라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역사적인 지명이나 인물을 다룬 작품들이 역사적 사실을 서술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반해 이번 극은 '변치 않는 사랑'을 모티브로 한층 진보한 오페라를 만들고자 했다"며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70년대 울산으로 해 울산의 대표적인 지명인 문수와 태화를 두 형제의 이름으로 짓고, 주인공의 이름도 울산의 고유한 색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많은 망부석 설화 중에서도 그 존재만으로 가치 있는 사랑과 소리 없는 절규를 그린 이번 공연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문수오페라단은 2006년 창단 이래 12년간 울산의 오페라를 이끌어온 지역의 대표적인 오페라단으로, 울산시의 창작콘텐츠 지원사업에 선정돼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 문의 052-271-3030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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