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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임단협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번 주말이 올해 임단협 타결 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올해 임단협에서 첫 임금성 제시를 했다. 호봉승급분(정기+별도1호봉) 4만2,879원을 제외한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금은 예년보다 대폭 축소된 통상임금의 200%와 100만원을 제시한데 이어 23일 교섭에서 밤늦게까지 협상을 벌이며 단체개인연금 5,000원 인상, 격려금 50%와 50만원을 추가로 내놨다.
그러나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24~25일 양일간 총16시간의 추가 파업을 결정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노조 파업으로 차량 2만7,0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생산 차질액이 5,600여억원에 이르렀다. 오늘 8시간 파업까지 더해지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2015년 대비 18.3% 감소했다.
 
2011년 10%를 웃돌았던 영업이익률은 5년새 반토막이 났다.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예상치 못한 대외악재까지 더해져 올해 경영실적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올해 7월 중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만여대가 줄어 28.6% 감소했다. 모 기업의 위기는 고스란히 부품협력사로 확대 전이되며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회사가 호황일 때 과실을 챙겼다면 어려울 때는 고통 분담을 감수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건만 현대차 노조는 경영실적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쩐의 전쟁'을 벌일 모양새다. 고임금 노조의 돈타령은 24일 노조가 발행한 '쟁의대책위 속보'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노조는 경영위기의 책임을 오롯이 사측 탓으로 돌리며 돈을 더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도요타 노조가 회사와 함께 폭스바겐에 뺏긴 세계1위를 재탈환하겠다는 일념으로 올해 기본급 1만3,600원 인상에 합의하고 62년 무분규를 이어간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실적이 좋으면 노조의 노력 덕분이고 실적이 나쁘면 회사 경영진의 책임이라는 노조의 아전인수격 태도는 결국 머지 않아 일본 한 언론사의 표현처럼 '자괴(自壞:스스로 무너짐)'를 불러올 지도 모른다. 이러고도 세계 1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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