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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내부에선 대립적 노사관계, 외부에선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 4월 2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4개월간 이어 온 임단협이 잠정 중단됐다. 노조는 지난 29일 중앙쟁대위를 열어 '교섭 잠정중단, 9월 임원선거, 10월 교섭재개' 방침을 결정했다. 차기 집행부가 오는 10월 교섭에 나서면 목적 달성을 위해 또 얼마나 많은 파업을 벌일지 걱정이 앞선다.

최근 5개 중국공장 중 충칭 5공장을 제외한 4곳이 가동을 멈췄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지에서 심각한 판매부진을 불러오면서 협력업체가 190억원에 달하는 납품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부품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지금은 1곳이지만 현대차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140여 곳의 협력업체 사정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다행히 해당 협력사가 일단 부품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30일 공장 가동이 재개됐지만 사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 또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 지 모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노조는 회사의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노조는 '조합원 자존심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교섭 중단 책임을 회사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임금 제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일괄제시가 없었다는 것이 노조가 밝힌 교섭 중단의 이유지만, 회사는 쟁점 안건들에 대한 정리가 안된 상황에서 최종제시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현 집행부와의 마지막 교섭에서 올해 임금성 제시는 지난 해 실적과 올해 경영환경을 반영해 전년도 인상 금액에서 20% 이상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에 따라 임금과 성과금이 결정되는 구조는 매우 합리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노조도 과거 회사가 급성장을 이어갈 때 사상최대 실적 운운하며 그에 걸맞는 임금, 성과금을 요구하고 받아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30일 올해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잠정합의했다. 회사가 성과를 낼 때는 직원들에게 보답하고 회사가 어려울 때는 고통을 분담한다는 취지에 노사가 공감한 결과다. 회사가 어려울 때 노조가 위기극복에 동참하는 모습이 현대차 노조에겐 그리도 자존심 상하는 일인지 의문이다.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만고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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