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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울산지역 간판급 변물인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울산시민의 물 고충과 반구대 암각화 물고문을 해결하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은 30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울산시 물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송 전 위원장은 30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암각화는 문화재이지만, 물은 생명재다. 생명재를 해결해야 문화재도 관리된다"며 울산의 물문제 해결을 위해 경북 운문댐과 영천댐, 경남 밀양댐의 물을 울산에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송 전 위원장이 20년 가까이 끌어온 울산의 해묵은 숙제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과 맞물린 물문제를 불쑥 들고 나온 데는 최근 물관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논의에 맞춰 지역의 당면 현안인 이 문제에 대한 논의의 주도권을 쥐는 동시에 이를 계기로 정치적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울산시가 제시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인 생태제방안에 대해서는 "너무 집착하지 말라"며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송 전 위원장은 회견에서 "근본적으로  취약한 울산 식수원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울산시민이 쓰는 하루 40만톤의 물을 두달째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뭄이 없는 해에도 갈수기에는 낙동강 물을 끌어 쓸 수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권 맑은물 공급사업과 관련, "운문댐 물을 준다던 국무총리 약속은 5년 넙게 무소식이고, 반구대 암각화는 수 십년째 물 속에 잠기는 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보인 암각화는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풍부한 물을 가진 경북권이 여유 수량을 나눠주지 않고 있다"면서 "조국 근대화에 매진한 울산이 낙동강 하급수에 의존하는 실태를 개선하고, 반구대 암각화도 보존할 수 있도록 경상권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랫동안 국민고충 해소에 앞장서온 저는 이 문제를 풀고, 시민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민서명과 청원운동에 나설 것을 호소한다"고 제안했다.

 송 전 위원장은 울산 물문제 해결를 위한 해법으로 운문댐과 영천댐,밀양댐의 물을 끌어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13년 정부는 총저수용량 1억3,000만톤인 운문댐의 물을 하루 7만톤씩 울산에 나눠 주겠다고 했지만, 해당 지자체의 반대에 막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5년 동안 끌어온 운문댐 물 나누기 문제를 소속히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영천댐 이용이 관련, "영천댐과 임하댐의 저수용량은 사연댐의 30배인 7억톤에 달하는데 두 댐은 관로가 연결돼 있고, 인근에는 무려 11억톤을 저장하는 안동댐도 있다"고 설명한 뒤 "이처럼 경북권은 인구에 비해 용수시설이 매우 크고 여분도 많은데, 영천~울산간 관로는 65㎞로 운문댐 보다 두배 길지만 터널 없이 국도를 따라 매설하면 비용은 훨씬 적게 든다"고 말했다.

 그는 밀양댐에 대해서는 "저수용량이 7,300만톤으로 사연댐의 2.5배 인데, 이 물의 3분의 1은 울산 땅에서 흘러들어 간다"며 "하루 생산가능 양의 절반인 8만톤의 여유가 있는데 이 물을 나눠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들 방안들을 제안한 뒤 "다음달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물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울산에서도 지역의 물문제에 대해 정부에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앞으로 이 문제는 계속 표류할 수밖에 없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울산시에 마련한 생태제방안에 대해서는 "현장을 확인해 보니 이 방안을 쓸 경우 주변의 많은 지형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남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뒤 "울산시는 이 방안에만 매달리지 말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물을 내놓으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 전 위원장는 이날 울산의 핵심 현안인 물문제와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보폭을 넓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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