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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혁 사회부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을 차기 집행부로 넘겼다.
 반복된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했지만 살림살이가 여의치 않은 회사는 사실상 '임금 동결'의 포지션을 지켰다.

 물리적 시간의 한계에서 노조의 선택지는 다양하지 않았다. 결국 박유기 집행부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않은 교섭 결과물을 내놨고, 올해는 교섭을 중도 포기해야 하는 사태를 맞았다.
 이제 현대차 노조는 새로운 집행부 선출에 나선다. 7일까지 등록하는 위원장 후보들은 14일부터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다.
 1차 투표일은 26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이틀 뒤 2차 투표를 하고 당선자를 확정하게 된다.

 올해는 유독 중도·실리 노선과 강성 노선의 접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 조직인 현 박유기 집행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합원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조합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측은 아마도 이번 선거에서 중도·실리 노선이 다시 집권할 것으로 예상한 듯 하다.
 올해 임단협에서 끝끝내 임금 인상에 대한 추가 제시를 내지 않은 것도 다음 집행부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대표적 중도·실리 노선의 '현장노동자회'는 이경훈 전 노조위원장을 내새울지 새 후보를 선출할지 내부 경선을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의 고민도 깊을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집행부를 믿고 파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지만 결과적으로 손에 쥔 이익은 전(중도·실리)만 못하다는 여론이 감지된다.

 현대차 노조의 성향은 울산 경제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선거를 놓고 회사와 노조, 또 조합원들의 각자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지만 새 집행부는 지역 사회와의 현실적인 상생안을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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