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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지방선거 울산시장 유력후보 중 한명인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주도하는 '맑은물·암각화 대책 울산시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9일 정식 발족했다.

 울산시민의 숙원이자 20년 해묵은 현안인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직결된 맑은물 공급사업과 관련한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것인데, 다분히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송 전 위원장 측이 이번 운동을 통해 이 문제의 해법 마련에 성공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이고, 굳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 '맑은물·암각화 카드'는 꽃놀이패인 셈이다.

 송 전 위원장 지지자 등으로 구성된 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인근 집청정(集淸亭)에서 결성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운동본부는 울산시민에 공급할 맑은물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밀양댐과 운문댐, 영천댐에서 물을 끌어올 수 있도록 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을 펼쳐 올해 안에 정부의 확답을 받는다는 목표다.

 운동본부는 이와 함께 세계적인 선사시대 유적인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대책을 마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고, 대곡천 일대를 명승지로 지정하거나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 세계적인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운동본부는 일반시민 등 260여명이 참석한 이날 결성식에서 시인이면서 암각화 운영보전운동을 벌여온 김종렬(57) 씨를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맑은 물과 암각화 문제를 속 시원히 풀어내 대곡천 문화를 꽃피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송 전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맑은 물을 먼저 확보해 암각화를 건지고, 세계적 명승지로 가꾸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운동본부 결성식 참석자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맑은 물 확보하고 암각화를 건져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명운동을 통한 시민실천행동을 시작했다.

 운동본부 회원들은 결성식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답사했던 천전리각석에서 반구대 암각화까지 걷기 행사도 가졌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대해 지역에선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에 대한 여론의 혼선만 부추기게 될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울산권 맑은물 공급사업과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대한 운동본부의 기본 목표가 울산시의 생태제방안을 부결시킨 문화재위원회의 입장과 괘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과 더불어민주당 시당은 앞서 지난달 30일 송 전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울산의 물고충과 암각화 물고문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고 촉구한 것을 놓고 '정치쇼'라는 비판과 반박 논평을 내며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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