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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정 프라우메디병원 기획홍보실 팀장

병원경영학을 전공한 나는 졸업 후 병원 입사를 당연하게 생각했다. 부산에서 병원을 다니다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프라우메디병원에 근무한지도 벌써 만 15년이 훌쩍 넘었다. 내가 처음 입사한 곳은 원무과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급격한 출산율 감소라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내가 처음 일할 때만 해도 울산은 전국에서도 높은 출산율을 자랑하던 터라 병원을 찾는 고객이 많았다.

    일례로 접수와 수납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도 억지로 참으면서 일을 할 때가 많았다. 다들 미련하다고 하겠지만 고객들의 대기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이겠다는 나름의 의지였다. 정말 하루 업무가 끝나고 나면 '기가 다 빠진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몸이 힘들었지만, 그때는 고객들과 서로 사적인 안부도 물을 정도로, 병원 직원과 고객 그 이상의 분들이 많았다. 지금은 예전처럼 정을 나누는 고객들이 많이 줄었는데 참 많이 아쉽다. 이는 낯선 이를 경계하는 세상의 삭막함 때문인지….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났던 그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러나 십여 년을 넘게 일한 병원 원무일은 나에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하나의 'job'일 뿐이었다.

 2012년 우리 병원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획홍보실이라는 새 부서가 신설되었고, 나는 그곳으로 발령을 받았다. 기획홍보실은 고객과 병원, 부서와 부서, 그리고 직원과 병원의 다리가 되어야 하는데 내가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막막함과 두려움, 무엇을 어떻게 잘 해야 할지의 고민까지 내겐 너무나 힘듦의 대상이었다. 그 중 고객과의 관계 만들기가 가장 큰 부담이었다. 그때 행정부장님께서는 나를 따로 불러서 나의 마음을 아셨는지 "윤정이는 잘할 수 있어. 그리고 누구보다 잘 할 거야"라고 용기를 주셨다. 지금까지도 늘 나를 응원해 주시는 고마운 분이시다.

    나는 강의, 행사기획에서 진행, 병원 홍보, 고객관리, 원내관리, 카페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 중 고객과 직원을 대할 땐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라는 소신으로 진심 담긴 소통을 시작했다. 특히 고객들과의 편안한 관계를 위해 휴대폰을 늘 옆에 두고 자다가도, 쉬는 날도, 모임이 있어도 24시간 365일 고객들에게 오는 문자, 전화 그리고 카페 글까지 가능한 바로 응답하고자 했다. 병원에서 강요한 것도 요구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게 고객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되고,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고객들이 감사해 하고, 만족해 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과 내 안의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하지만 우리 부서는 감사의 말도 듣기도 하지만 쓴 소리도 듣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 했던 그 모든 시간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건 아닌지 쓴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기도 한다. 왜냐면 어떤 일이나 현상이 발생되었을 때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현실이 요즘 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잘못한 부분에 대한 채찍질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우리 부서는 타 부서와 혹은 병원과의 협조와 조절을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의 상처를 받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또한 우리는 직원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지만 고객 편을 들어 직원들과 조율을 하다 보니 때론 직원들의 미움을 받기도 한다. 정말 그 순간은 마음이 너무 힘들어 진다. 그럴 때마다 우리 부서 실장님은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시고 방패막이가 되어주신다. 그 울타리가 지금의 나 '프라우메디 김주임'이라는 타이틀을 많은 고객들과 울산맘들 사이에 불리게 되는 큰 원동력이 된 것 같다.

 '프라우메디 김주임'
 영화나 TV의 원더우먼과 슈퍼맨, 아이언맨과 같은 가디언이, 울산에서는 나 '김주임'이 바로 임신부와 육아맘들에게 그들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게 내가 이 부서에 일하고 있으면서 간절히 소망하는 나의 목표이다. 여전히 난 강의도 하고, 민원 업무도 하고, 원내외 행사를 기획을 하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이 병원을 위해, 울산맘들을 위해, 오늘도 나 스스로를 더 혹독하고 냉철하게 관리하고 공부를 하면서 나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기획홍보실은 나를 새롭게 디자인시킨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곳이라 말 할 수 있다. 나는 가끔 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로 인하여 내가 더 많이 행복해졌고 성숙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질수 있는 작은 밑거름이 되기 위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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