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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연수원 이전 후보지 발표가 임박하자 권명호 동구청장(사진)이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의 오락가락하는 행정을 보니, 마치 코미디 프로그램인 '복숭아학당'을 보는 것 같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권명호 동구청장은 13일 구청장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시교육청이 사실상 동구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교육연수원을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동구와 시교육청이 지난 2012년 12월 교육연수원의 동구 이전을 위해 맺은 상호협약을 파기하는 동시에 18만 동구 주민들과 그동안 교육연수원 이전을 위해 노력해 온 동구청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구가 마치 시교육청과 '갑과 을'의 종속관계나 되는 것 마냥 수년 간 교육연수원 유치를 놓고 시교육청에 질질 끌려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와서 동구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부지를 이전하려 하는 행동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맹비난했다.
 또 "과거 시교육청은 이전 부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동구를 상대로 100억 원 상당의 재정을 먼저 요청했다"며 "동구의 연간 가용예산이 50억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교육연수원 유치를 위해 2년 동안 굶어 죽을 것을 강요해 온 것이 다를 바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이는 마치 결혼을 앞둔 예비 며느리에게 혼수가 적다며 파혼을 결정하는 못된 시어머니의 모습과 다를 게 뭐가 있냐"며 "예산이 없어 동구 이전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동구청과 18만 동구 주민 앞에 이를 떳떳하게 밝히고 양해부터 구하는 것이 순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 때문에 지난 4일 열린 울산시의회 임시회에서 류혜숙 시교육청 부교육감이 동구 내 교육연수원 이전 문제가 동구청이 재정지원에 소극적이라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시교육청의 저급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울산교육연수원의 동구 내 이전은 기관과 기관 간의 약속이자 동구 주민들을 상대로 한 현직 교육감의 공약사항이다"이라고 전제한 그는 "시교육청은 동구에 제안했던 문현삼거리 일원 또는 동구 화장장 부지로의 이전을 반드시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 시교육청은 특별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현재 시교육청은 교육연수원 이전을 위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남구 태화중학교 인근 △남구 연구정보원 인근 △동구 문현삼거리 △북구 옛 강동중 △울주군 행복학교 인근 등 총 5개 후보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입지선정위는 지난 달 21일부터 9월 4일까지 입지 후보지 선정을 위한 교직원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15일 후보지 2곳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장현기자us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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