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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잔고바닥에 직면한 현대중공업이 올해들어 현대백화점 등을 줄줄이 매각한데 이어 전기기계 관련 계열사마저 처분하는 등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자회사인 '현대 아이디얼전기'의 매각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 아이디얼전기'는 지난 1903년 설립돼 114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전동기와 발전기, 개폐장치, 조정 시스템 제조회사다.

 '현대 아이디얼 전기'는 미국 텍사스의 전동기 생산업체 걸프 일렉트로큅 계열 비상장사에 완전히 인수됐다.
 미국 전기기계업체인 아이디얼은 지난 2007년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회사로, 10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걸프 일렉트로큅 측은 아이디얼 임직원 고용을 승계하며 아이디얼 고객사에 대한 서비스와 보증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일렉트로큅 측은 "아이디얼의 발전장비 시장 내 리더십을 존경한다"며 "전 세계 수백 곳의 대형 고객사에 아이디얼의 서비스를 확대할 기회를 얻어 영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공업은 올해들어서만 현대삼호중공업의 프리 IPO(4,000억원)와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매각(3,500억원), 현대호텔 매각(2,000억원) 등을 통해 1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이는 수주잔고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대응책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7월 기준 올해 누적 조선·해양부문 신규수주는 조선 18억달러, 해양 1억6,0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플랜트와 엔진기계부문을 합쳐도 25억1,000만달러에 불과하다.

 해양플랜트부문 수주잔고 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7월 기준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7개 프로젝트에 18억8,000만달러다. 3분기 실적 역시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부담 증가와 건조선가 하락 등이 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올해 남은 기간 대규모 수주가 없다면 이런 현상은 4분기 이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따라 앞으로도 강도 높은 경영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경영 개선 계획을 발표하며 "조선업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자산은 모두 정리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비핵심자산이나 해외법인들은 과감히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대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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