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승진 울산해양경찰서장

요즘 들어 어떤 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이제는 익숙한 용어처럼 되어버렸지만 그만큼 온 국민적 관심이 '안전'에 집중되어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나 안전문제는 등한시 하게 되었고, 학교 교육 또한 입시 위주의 경쟁 체제에서 안전과 관련된 교육은 비중 있게 다루지 못해왔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안전'이라는 화두가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지만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시행할 때 즈음에는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어 효율적 시행에 차질을 빚게 될 때도 있다.
우리 대부분의 삶의 터전인 육지에서 이루어지는 것의 안전문제도 이러할진데 그동안 육지와 동떨어진 바다에서의 안전은 더욱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이제는 국민 소득의 증대와 더불어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더 많은 국민이 여가와 취미생활로 바다를 이용함에 따라 정부에서도 여러 안전 관련 규정을 좀더 촘촘히 강화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이들의 이면에는 '바다' 하면 여가와 취미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할 뿐 그 숨은 위험성에 대해 소홀할 때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1996년 낚시어선업 제도를 도입한 이래로 낚시어선을 이용한 선상 낚시객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돌고래호' 사고는 낚시어선 안전문제에 대한 온 국민적 관심과 더불어 그동안의 낚시어선 관련 정책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 사고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구명조끼 미착용에 따른 인명피해다. 선박에서의 구명조끼는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같으며 익수자에게 구조세력이 도착할 때 까지 부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추운 바닷물 속에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어 저체온증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상 낚시를 즐김에 있어 승객들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또는 수영에 자신 있으니 바다에 빠져도 문제없다는 자만심으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선상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듯 하다.

바다는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지 않는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지 않는다.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여 좋다가도 갑자기 나빠지기 일쑤며 파도에 의해 배가 흔들려 갑작스럽게 바다에 빠졌을 경우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받는 곳이 바다라는 공간이기에 한순간의 방심으로 즐거운 바다낚시 여행이 불행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스스로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한다. 낚시어선 선장의 출항 전 점검의 생활화, 선내 음주금지 등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낚시어선 안전사고 예방 수칙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대다수의 이용객들이 이미 널리 알고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유가의 경전인 서경에 "아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려는 노력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시 사고 난 뒤 후회하는 일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바다 낚시의 성수기인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바다 강태공들이 짜릿한 손맛을 기대하는 만큼 낚시어선업 종사자 및 이용객들의 성숙한 안전수칙 준수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우리 울산해양경찰은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하는 안전한 바다 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홍보와 계도를 이어갈 것이니 여러분의 적극적이고 많은 참여 당부 드린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