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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중국 베이징 3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고 있는 중국발 이슈로 인해 현지 진출 국내 기업의 한해 실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최고 실적을 갱신하는 호황을 누리는가 하면 자동차와 조선은 실적 악화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이달로 마감되는 올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케미칼은 3분기 석유화학부문에서의 이익 증가로 약 2,4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년동기(2,047억원)와 전 분기(2,187억원) 대비 모두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폴리염화비닐 공급 억제로 수혜를 입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750만톤 규모의 폴리염화비닐 설비를 폐쇄했다. 이는 중국 폴리염화비닐 생산능력의 30%에 달한다.
중국은 폴리리염화비닐의 원가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이같은 구조조정을 벌여왔다.
이에따라 한화케미칼의 폴리염화비닐(PVC)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호황기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3년물 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 14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발행 규모의 12배가 넘는 6,550억원의 투자를 확보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했다.
롯데케미칼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원대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에 따른 수요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전년동기(6,432억원)와 전 분기(6,322억원) 대비 약 25% 증가하는 실적이다.
여기다 미국 허리케인으로 인한 제품 가격 및 스프레드 개선 등의 호재까지 겹친 상황이어서 올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석유화학 기업은 이같은 호기를 발판삼아 대규모 장기 투자에 적극 나서 실적-투자-실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한다는 의지다.
한화케미칼은 상대적으로 투자 비중이 높은 태양광을 제외하고 올해 약 6,000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증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토탈은 오는 2019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총 5,395억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 설비인 NCC 가스 크래커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가스터빈 발전기(GTG)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도 이미 여수공장 납사크래킹센터(NCC·나프타분해설비) 증설,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ECC·에탄분해설비) 건설 등 국내외에서 적극 투자를 벌이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화학단지를 건설하는 것을 검토 중으로 충남 서산시 대산단지에 건설될 첨단화학 특화 단지 내에 크래커 건설 검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는 입장이 다르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이 3조8,070억원, 영업이익이 81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17.8%, 46.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조선업체와의 수주 경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셔온 것이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중국 업체가 컨테이너선 시장으로까지 진출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현대중공업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서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7.1% 줄어든 1조2,493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출액도 23조4,010억원으로 3.7% 감소할 전망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따른 판매 부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부품사도 위기에 봉착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은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60~70%에 이를 정도로 높기 때문에 현대차 판매량 감소는 즉 부품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이슈의 영향 등으로 한화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부문은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장기적인 지표도 높은 편"이라며 "반면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 최근 3년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사드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어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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