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계가 장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지역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물량이 현저히 줄어든 현대중공업과 현대차는 대기업에선 이례적인 '無특근 명절'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이고, 반면 해외로 눈을 돌린 중소기업은 수출 납품기한을 맞춰내느라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 경기침체·사드보복 주력산업 '특근없는 휴가'
20일 지역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자칫 특근 없는 휴가를 보낼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경기침체와 중국발 리스크의 장기화로 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현대중공업은 납기일을 맞춰야하는 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올해는 특근이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에는 생산직 1만여명을 포함해 1만6,00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미포조선은 2,100명을 포함해 3,200명이 종사하고 있다. 

 물량 바닥 현대重·현대차 특근 없을 듯
 납품업체도 덩달아 불똥 통째로 쉴 판
 석유화학공단 등 장치산업 현장 풀가동
 수출 중소기업 물량 맞추려 특근조 꾸려


 현대중공업측 관계자는 "다음주 휴가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납기일과 관계되는 현장은 암벽 작업정도인데, 올해의 경우 굳이 출근이 요구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사드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노조 관계자는 "특근 협의를 벌여봐야 결정이 나겠지만 올해는 특근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통상 맥스크루즈를 생산하는 4공장이나 투싼라인을 끼고 있는 5공장 일부만 특근이 필요해왔는데 올해는 이들 물량 역시 판매가 저조해서 특근조가 꾸려질지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3만1,00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회사는 이달말 노조와 추석연휴 특근 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 중소기업도 희비 엇갈려
중소기업들도 덩달아 불똥을 맞게 됐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납품업체들이 몰려 있는 울산내 중소업계는 이기간 동안 사실상 셔터를 내려야할 지경이다.
 실제 현대차 납품체인 성일기업(주)은 창사이래 처음으로 전직원 명절 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회사 임동석 대표는 "현대차의 수지가 악화되면서 현재 30% 매출이 빠졌다"며 "납품 물량이 없어 명절 휴가를 통째로 쉬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10월 매출은 평년의 반토막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며 탄식했다.
 수출을 주로하는 중소기업도 긴 연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까다로운 해외 납품 요구를 맞추려면 연휴기간 공장을 돌려야하기 때문이다.
 북구에 본사를 두고 자동차 몰드를 수출하는 (주)한국몰드는 열흘 중 절반인 5일은 공장을 풀가동하기로 했다. 추가 업무가 요구되는 현장의 경우 전체 120명 중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로 특근조를 꾸린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수 시장 침체에 대비해 최근 이란 시장을 개척한 결과 수출 비율이 70%에 달하고 있다"며 "해외의 경우 서류절차가 복잡하고 납품 기일을 철저히 맞춰야 거래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명절이라도 쉬는 것은 생각조차 못한다"고 말했다.
 울산무역협회 관계자는 "다음주 775개 회원사와 모여 장기 휴가에 따른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삼성SDI 현장직 대부분 정상근무
나머지 대다수 대기업 현장은 올해 추석에도  평년과 같이 공장가동을 멈추지 않는다.
 삼성SDI 울산공장의 경우 전체 2,000여 명 중 현장직 1,200여명은 연휴기간에도 정상근무한다. 나머지 800여명의 스텝 인원만 휴가를 떠난다.
 장치산업이 몰린 석유화학공단도 평년처럼 정상가동한다.
 에쓰오일은 2,000여 명 중 현장 근무자 1,000명은 평소대로 교대근무를 실시한다. 4개조로 나뉘어 250명씩 돌아가며 현장을 지킬 계획이다.
 SK울산콤플렉스도 현장 기술자 2,900여명 중 1,400여명이 교대근무하기로 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