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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민심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보수진영 울산시장 예비후보들의 물밑경쟁이 뜨겁다. 추석을 계기로 울산시장 출마자들의 하마평이 쏟아질 것이고, 이들에 대한 여론은 추석 밥상머리에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김기현 현 시장과 일찌감치 재선을 준비 중이다. 이에 맞서 바른정당 강길부 의원이 출마에 무게감을 싣는 행보를 걷고 있고, 5선의 한국당 정갑윤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 김기현 시장 "낙동강 벨트 사수 선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재선 도전을 굳힌 김 시장은 대과없는 시장직 수행을 자부하며 재선 후 대선에 도전해 중앙 정치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하겠다는 정치적 야망을 드러냈다.
 김 시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울산권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당 후보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낙동강 벨트 사수를 선도하겠다"고 밝히고 "그 뒤 3선 대신 2022년 대선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가 누구든 완승할 것"이라며 "모든 선거에서 필승한 나와 한번도 이겨본 적 없는 실패의 후보를 같이 보면 안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현재 홍준표 대표가 진행하고 있는 '친박청산' 로드맵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위기의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아픔은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 정갑윤 의원 '정치인생 마지막 선택' 장고
시장 출마에 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정갑윤 의원은 추석 이후에 출마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역 최다선(5선)으로서 자신이 울산 발전을 가속화할 적임자라는 자부심은 있지만 친박 책임론과 당내 경선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또 다음 총선에서 6선에 도전해 국회의장이 되겠다는 꿈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기자와 만난 정 의원은 "내년 시장선거 출마는 정치적 마지막 선택이다. 고향 발전을 위한 마지막 봉사를 위해 어떤 선택이 좋은지 고심 중"이라면서 추석 연휴 이후에 최종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상처만 남는 경선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당이 시장후보를 내년 1월 조기 확정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오래 전부터 다각도로 시장출마 준비를 했던게 사실이다"는 말로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5선의 정 의원은 평소 정치인생을 울산시장으로 마침표를 찍고 싶어해 왔기 때문에 후보로 나서면 김 시장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 강길부 의원 "시장 도전 마지막 기회"
바른정당 강길부 의원은 건교부 차관이라는 행정가 출신이자 4선 국회의원으로서의 관록을 내세우며 울산시장 4수에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의원은 지난번 지방선거 시장후보 경선에서 김 시장에게 뼈아픈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지난주 여의도에서 만난 강 의원은 '울산을 그랜드 디자인하겠다'는 포부가 여전히 유효하고 행정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고 출마를 시사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시장 도전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강 의원은 대화 도중 그동안 울산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치면서 출마한다면 무조건 단일화는 없다는 의지를 보였다.
 
# "대의 위해 보수대통합" vs "아직 시기상조"
현재까지 확인된 보수정치인들의 울산시장 도전은 김·정·강으로 좁혀진다. 하지만 민주당도 울산에 최대한 화력을 집중해 반드시 지방권력을 교체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울산을 영남에서 가장 해볼 만한 지역으로 꼽고 있으며 부울경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기 위해 역대 최강의 후보를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정갑윤 의원은 바른정당은 물론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국민의당까지 포함하는 범보수 대연합 필요성를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정 의원은 "보수대통합 없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그야말로 참패를 당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에서 나오는 얘기"라며 "지역을 다녀보면 하나같이 보수가 단결해야 한다. 이 상태로는 안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 나는 이번 기회에 사실상 정치생명을 걸고 보수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강길부 의원은 "현재로선 보수표심이 겹친다는 이유로 한국당과 대놓고 후보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보진영의 단일화 여부를 보고 그때 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시장은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진보진영이 반드시 단일화할 것이기 때문에 보수진영 후보들도 이적행위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박맹우 의원의 경우 "본선 경쟁력 등을 생각해 후보 단일화만이 진보 집권을 막을 수 있다"면서 "지금 거론되는 송철호 후보와 1대1 구도를 가상하면 피말리는 접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지금 울산이 탈원전 정책이나 반구대 보존문제 등이 뜨거운 감자인데 김 시장이 적극대응을 않고 방관자 같아 안타깝다. 나 같으면 청와대 앞 시위라도 해서 대통령과 담판을 했을 것이다"는 말로 김 시장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쏟아냈다.  서울=김잠출기자 usm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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