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속담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이 말은 남에게 오해를 받을 일은 애초부터 하지 말라는 격언이다. 하물며 공인이라면 여기에 더욱 철저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중진들이 금강산 및 금강산관광 유람선 안에서 영리사업을 하는 민간기업 주주들인 사실이 밝혀져,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간조선'은 최신호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 임채정 국회의장,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 등 현 정권 실세들이 금강산에서 영리사업을 하는 이길재 전 의원의 (주)엔터프라이즈국이라는 회사에 주식보유를 통한 지분 참여로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가공무원법 및 국회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주)엔터프라이즈국은 1997년 8월 12일 설립돼 11년째 운영되고 있는 회사로 등기부 등본상 이 회사의 자본금은 5천만원이다. 인천 국제공항 면세점내 포토숍 운영, 금강산 온정각 포토숍 및 유람선 내 포토숍(금강산 관광구역 독점 촬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2001년 3월, 엔터프라이즈국과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현대아산에 내는 조건으로 금강산 온정각 포토숍 계약을 맺었다. 현재 금강산에는 포토숍이 한 곳밖에 없다.
 문제는 이 회사의 이사 및 감사직을 정부여권 실세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는 사실. 우선 이사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임채정 국회의장, 김근태 의장, 장영달 의원 등이 등재돼 있으며, 14~15대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이길재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감사는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 박석무 전 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다. 이 회사의 주당 가격은 5천원이다. 이 회사 대표이사인 이길재 전 의원은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정치자금을 스스로 만들어 써보자는 의도로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자금을 모아 사진관을 인수, 1997년 8월 회사를 설립했다"며 "지금은 원금도 까먹은 상태"라고 말했다. 말인 즉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정치자금법에 묶여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으로라도 만회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법정한도라도 꼬박꼬박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는 여당 의원들과 달리, 이를 한 푼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야당 의원들은 어쩌란 말인가. 더욱이 금강산사업 만큼 국민적 이목의 집중과 찬반이 엇갈린 사업도 없었기에 이들의 변명은 그저 궁색하기만 하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