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라의 별궁이었던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에서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세식 화장실 유적이 발견됐다. 우리나라 고대 화장실 유적 중에 화장실 건물과 변기, 오물 배수시설이 모두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궁·월지 북동쪽 발굴조사 과정 확인
 화강암 타원형 가공…배수 기능 갖춰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동궁과 월지' 북동쪽 지역 발굴조사 성과 발표에서 초석 건물지 안에 있는 석조 변기와 배수시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화강암을 가공해 만든 석조 변기는 기울어진 암거(지하에 고랑을 파서 물을 빼는 시설)가 있는 타원형 변기 좌우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널찍한 직사각형 판석이 놓여 있는 구조다.
 동궁과 월지 화장실 유구의 특징은 통일신라 최상위 계층의 화장실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물을 유입하는 설비가 따로 갖춰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항아리에서 물을 떠서 변기에 흘려 오물을 씻어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고급 석재인 화강암이 쓰였고, 변기 하부와 배수시설 바닥에 타일 기능을 하는 전돌을 깐 것을 보면 신라왕실에서 사용한 고급 화장실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화장실 유적 외에도 남북 길이 21.1m, 동서 길이 9.8m로 추정되는 대형 가구식(架構式) 기단 건물지도 확인됐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