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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종학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제3정책조정위원장

최근 몇 년 사이 울산에서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끔찍한 강력범죄가 일어나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2012년 7월 이별 통보에 끔찍하게 살해된 자매 살인사건, 2013년 4월 심성의 악랄함에 치를 떨었든 계모의 의붓딸 상습적 폭행에 의한 8살 어린아이 사망 사건, 2014년 7월 술 취한 20대 남성이 삼산동 뉴코아 앞 버스승강장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묻지 마 살인사건, 2015년 6월 9일 남자의 손에 끌려 식당에서 나간 6시간 뒤 한 모텔 방에서 잔인한 폭행에 배가 부풀어 오를 정도로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된 40대 여성 모텔 살인 사건, 2017년 7월 친형과 재산 문제로 갈등을 겪던 중 형수와 조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간절곶 호텔 살인사건도 있다.

 제주일보(2017.6.19일)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5대 강력범죄가 늘면서 증가율이 제주(36.89%)가 1위고, 이어 울산(20.95%), 인천(20.57%)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광주와 전북, 경남, 서울 등은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도하였다. 이를 보아 울산은 강력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도시임을 알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과격해지는 우리 사회. 점점 더 과격해지고 흉포해지는 사람들의 성격, 이에 따른 흉악범죄의 증가. 뭐가 문제일까. 왜 울산에서 상상하기조차 힘든 이런 끔찍한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

 강력범죄 증가에 전문가들은 사회적 책임도 있지만 사람들의 인성 문제라고 진단한다. 이 진단에 대체로 공감한다. 하지만 강력범죄 증가 원인은 근본적으로 '무너진 공동체(共同體, Community)'에 있다. 다시 말해, 공동체 의식이 약화한 것으로, 공동체 의식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유기체적 조직을 이루고 목표나 삶을 공유하면서 더불어 살려는 의식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그것이 약화되었다는 것은 더불어 살자는 의식이 약화한 것이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은 사회는 인간 유기체와 같아 사회가 급격한 변화나 집단 간 갈등으로 인해 긴장이나 피로 현상이 발생하면 마치 감기에 걸리듯 범죄 빈발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울산의 공동체는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무너졌다. 지역의 산업화에 따른 인구의 이동과 이질적 인구구조로 '익명성'이 강화된 공동체로 변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1.자유를 방종과 혼동하여 책임 없는 무한한 자유 추구하는 서구적인 개인주의의 왜곡된 도입 2.전통 농경사회로부터의 도시화의 급격한 변동 3.대가족 제도의 붕괴 4.천민자본주의적 물질 중시 경향 5.아파트 등의 폐쇄적인 주거문화로의 변화 6.효와 예를 중사하는 전통적 가치관의 급격한 붕괴 7.이해관계 있는 사람만 중시하고 타인에게 배타적인 족벌, 지연, 학연의 연고주의 공고화(이점은 정치지형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만인이 만인의 적이 된 무한경쟁, 한탕주의, 돈이면 최고인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계층 간 신분 공고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박탈감, 상대적 빈곤감, 사회적 소외감 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이 같은 사회구조의 개선이 없으면 범죄는 자라게 된다.  
 서구 사회가 범죄와 폭력 문제의 해결책으로 찾아낸 것이 우리에게는 전통이요 고유문화인 '공동체'의 건설이다. 이제 세상은 누가 더 많이 생산하느냐로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누가 더 오래 잘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가꾸느냐, 얼마나 안전하고 살기 좋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너진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

 공동체 복원은 공동체라는 조직이 공동체성 - 더불어 함께하는 성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나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라는 자아들이 모여서 우리가 되고,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사람 인(人)자가 그렇듯이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의지가 되어주는 그런 것이 공동체 의식이다.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적절하고 효과적인 진단과 처방을 통해 범죄라는 사회적 질병에 대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일, 이제부터 시작해야 할 이 시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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