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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 양대 노조인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임단협의 연내 타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0월1일 임기를 시작한 현대차 7대 집행부에 강성으로 분류되는 하부영 지부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양대 노조 모두 회사와 대립각을 크게 세우는 지도부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는 새로운 집행부 인수인계 절차로, 현대중공업은 11월 현 집행부 임기 만료 전 선거 체제 돌입으로 인해 양대 노조의 임단협은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하부영 신임 현대차 노조 위원장은 노조내 현장조직 가운데 비교적 강성으로 분류되는 '들불'과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무소속연대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출마해 당선이 유력한 후보로 주목을 받아 왔다.

 하 후보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새 집행부를 구성한 뒤 10월 중순부터 사측과 중단된 임단협 교섭 재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앞서 선거공약에서 "사측과 연내타결에 연연한 졸속합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상태라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임단협에 나서기 전 전임 노조위원장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음과 동시에 대의원 대회를 통해 협상 재개 시점을 확정해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
 최근 들어 긴장감이 한층 높아진 현대중공업 노사도 임단협을 내년으로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들어 지난해와 올해 통합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결국 추석 전까지 매듭을 짓지 못했다. 양측은 인력 구조조정 및 급여 조정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교섭은 현 노조 집행부의 사실상 마지막 교섭이었다.
 11월 말이면 현 집행부의 임기가 만료된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 위원장은 '조합원 동지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해 죄송하다"며 "다음 지부(노조) 선거에 나서지 않고 차기 임원 선출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선거 기간을 틈타 불법 행위가 벌어지는지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노사가 추석전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협상의 바통은 새 집행부가 넘겨받게 됐다. 이달 27일(1차), 31일(결선) 집행부 선거, 11월 인수인계 등을 거치면 12월쯤에 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처럼 울산 양대 노조로 꼽히는 두 회사의 임단협이 순조롭지 못하자, 지역 사회에서는 사드보복과 업종 침체 상황에서 자동차와 조선업 위기감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지역 노동계는 "연휴 기간 잠시 숨을 고르긴 했지만 2사 모두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라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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