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터미널 사태, 답은 새판 짜기에 있다
언양터미널 사태, 답은 새판 짜기에 있다
  • 울산신문
  • 승인 2017.10.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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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시외버스터미널이 폐쇄 위기를 맞앗다. 운영사는 적자를 내세워 문을 닫겠다고 엄포를 놓고 당국은 불허한다며 큰소리만 치고 있다. 결국 이용객들만 피해를 입게 될 처지다. 터미널 사업자인 (주)가현산업개발은 이미 폐업신청서를 울주군에 접수했다. 사업자 측은 오랜 누적된 적자와 경영악화로 더 이상 경영을 할 수 없어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군 측에 전달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터미널 사업자 측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의 폐업허가를 신청할 경우 총회 또는 이사회 의결서 사본을 첨부해 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 폐업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다.

14일까지 뚜렷한 경영개선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예정된 수순대로 폐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터미널 자진폐쇄라는 최악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폐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사업자는 터미널 휴업 또는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려면 천재지변의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허가 권한은 군 측에 위임됐다. 허가 권한은 지자체의 재량권이기 때문에 사업자인 가현 측이 관련 서류준비 등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도 반려할 수 있다. 폐업허가신청서를 접수한 울주군은  울산시와 대책회의를 갖고 언양공영주차장에 임시 승·하차장을 설치해 이용객들이 버스 이용에 불편이 없는 시점까지 폐업을 허가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승·하차장 설치에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터미널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폐쇄 압박을 강행하고 있는 사업자 측 외에도 시와 군의 안일한 태도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짚어보면 시세확장과 시외대중교통망 인프라 정비 등을 제 때 따라가지 못한 울산시의 잘못도 있다. 울산시는 이미 2031년을 겨냥한 '울산도시교통정비계획'에 시민의 주된 관심사인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이전 계획을 담고 이를 추진할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당시 울산발전연구원은 '도시교통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광역교통 분야 터미널 추진계획을 통해 현재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의 외곽 이전 방안을 내놓았다. 터미널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운수업계와 이해관계에 놓인 민간기업 등에서 간간히 제기해 왔으나 울산시가 마련하는 도시교통정비계획안에서 공식적으로 거론돼 관심을 끌었다. 이 계획안에는 터미널 이전 방안으로 삼산동의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을 언양권이나 북부권으로 제안하고 있다. 계획안에는 언양시외버스 터미널 이전 검토도 포함돼 있었다.

문제는 특혜시비다. 삼산동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은 지난 1995년 5월 롯데쇼핑(주)가 사업자로 결정돼 2002년 1월 준공됐으며, 롯데가 현재 부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과 운영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터미널을 이전할 경우 롯데는 이들 부지를 상업용지로 활용, 막대한 개발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선 '특혜'라며 터미널 이전 반대 주장을 내고 있다. 하지만 하루 1,500여대의 버스가 드나드는 터미널이 도심에 위치해 엄청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부분의 시민들은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으로의 이전을 희망하고 있다. 결국 특혜시비는 현재 터미널 부지를 소유한 롯데가 울산시에 이익에 상응하는 시설을 기부체납하는 등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설득력을 갖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여론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헐값에 터미널 부지를 제공받아 사용해왔고 그 부지가 다른 활동처를 찾게 됐다면 그 이익을 울산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을 제대로 부각한다면 이전에 따른 특혜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결국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문제와 현재 울산 도심에 체증유발 시설로 지적되는 시외 및 고속터미널 이전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종합터미널을 언양권으로 이전하는 것이 답이다. 무엇보다 역세권에는 울산 도시공사가 보유한 활용가능한 부지가 상당부분 남아 있다는 점도 이전의 설득력을 보태고 있다. 무엇보다 KTX 울산역을 중심으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이전하고 전반적인 시외 교통망을 바꿔야 한다. 이를 계기로 울산역 일대의 대중교통망도 전반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밑그림부터 바꾸는 작업을 통해 울산역의 역세권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모여들고 역과 터미널이 공존하는 역세권의 기능이 제대로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번 추석에도 명색이 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이 주차난과 대중교통 부족으로 이용자 불편이 반복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제대로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 적기다. 먼 미래를 보고 울산의 시외교통망을 새롭게 짜는 지혜를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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