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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 삼동면 내외양마을과 보은마을 등 2개 마을 주민들이 KTX 열차운행에 따른 소음피해를 호소하고 나선 가운데 마을 곳곳에 소음피해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가축들은 놀라 짖어대고, 마을은 시끄러워 못살겠어요"
 울주군 삼동면 내·외양마을과 보은마을 등 2개 마을 주민들이 '청정마을이 소음마을로 전락했다'며 KTX 열차운행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청와대와 한국철도공사, 4개 정당 사무실, 울주군에 고속철도변에 방음벽 설치를 호소하는 주민진정서를 전달하기 위해 11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KTX 울산 구간은 울주군 두서면 활천리에서 천성산을 통과하는 원효터널까지 7개 마을 10㎞에 이르며, 이 중 2개 마을은 고속철도와 10여 m로 근접하는 등 고속열차의 직접 피해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군 내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2개 마을이 고속철도 개통 이후 '소음과 진동에 시달리는 마을'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특히 야간에는 고속열차가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잠을 설치기 일쑤이고, 청각이 예민한 소와 돼지, 개 등 가축들은 생육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외양마을 신동호 이장은 "고속열차가 지나가면서 내뿜는 소리는 사실상 굉음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KTX부산지사를 찾아가 "고속열차 운행으로 소음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고속철도 공사 당시 약속한 방음벽 설치를 이행해 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애타는 호소는 소음이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번번히 묵살됐다.

 울주군이 지난 10일 고속열차 통과에 따른 철도소음을 삼동면 삼동로 471 일대에서 측정한 결과 평균 소음은 기준치 이하였지만, 열차가 지나갈 당시의 최대 순간소음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 측은 주민들의 소음 호소에 따라 이날 오전 4시 12분, 오후 8시 48분, 오후 10시께 등 세 차례에 걸쳐 1시간 동안 각각 소음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주간(기준치 70dB)은 61dB, 58.6dB, 야간(기준치 60dB)은 57.0dB로 측정됐다.
 그러나 열차가 지나갈 당시의 최대 소음은 84.7dB, 81.8dB, 80.5dB로 나타났다.
 군 측은 이 같은 소음 결과를 11일 철도공사 측에 전달했다.
 주민들이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수초 내외로 짧은 시간동안 강한 소음이 사람과 가축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소음체감도는 소음기준치 적용시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소음진동관리법 및 소음진동 공정시험기준에서 소음기준치는 열차의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1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측정한 평균값으로 산출하고 있어서다.

 한편 철도공사 측은 고속열차 운행으로 주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호소에 따라 오는 14일 오전 10시께 소음 실태조사를 벌인다.  정두은기자 jde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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