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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울산대학교 학생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전국순회 울산 공개토론회'에서 건설 찬성과 반대측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건설반대 측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에너지 시스템공학과 교수,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좌장 임승빈 한국지방자치학회장, 건설재개 측 윤병조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양재영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노윤서기자 usnys@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짓는 공론화 과정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앞서 토론자 선정과 관련한 찬반단체의 이견으로 두 차례 연기됐던 '신고리 5·6호기 울산지역 순회 토론회'가 11일 개최됐다.
 이날 울산 남구 무거동 소재 울산대학교 학생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토론회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지방학회 주관했으며,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인 임승빈 명지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을 이끌었다.

 건설재개 측에서는 윤병조 부산대학교 교수가 발제를, 양재영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 교수가 패널 토론을 맡았으며, 건설반대 측에서는 김해창 경성대학교 교수가 발제를, 박종운 동국대학교 교수가 패널 토론자로 참석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찬성하는 지역주민 등 25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도 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회는 발제를 맡은 윤 교수와 김 교수가 각자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돼야 하는 이유와 건설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를 번갈아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양 교수와 김 교수가 자기측 설명에 힘을 싣고 상대측 주장에 반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건설재개 측 윤 교수는 "부울경은 지역은 전기 다소비 산업인 제조업이 중심산업이 되고 있어 부울경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49%를 공급하는 고리·신고리 원전단지는 필수"라며 "태양광과 풍력의 정산단가는 원자력의 4배 이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도 저렴하고 깨끗한 발전원인 원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완전하게 설계돼 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과 같은 것은 우리나라에 없으며, 우리 원전의 경우 쓰나미를 대비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과 자연환경 및 원전설계가 근본적으로 달라 후쿠시마형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우리 원자로 격납건물과 동일한 구조물에 F4팬텀 전투기를 시속 800km로 충돌하는 실험 결과 120cm 격납건물 두께의 콘크리트의 파손흔적은 6cm에 불과했다"며 국내 원전의 안전을 주장했다.

 건설반대 측 박 교수는 "원전 때문에 오히려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실례로 아리조나주는 원자력 발전 비중이 28%, 비수력 재생에너지가 7%인 반면, 캘리포니아는 원자력이 5%, 비수력 재생에너지가 34%인데 지난 10년간 전기 요금 인상은 모두 27% 수준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재개측이 쓰나미가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우 1차적으로 지진에 의한 전력공급체계 붕괴가 사고의 주 원인"이라며 "이태리 피사대학이 국내 원전과 제원이 유사한 개량 격납건물에 전투기가 아닌 350t 항공기를 충돌시키는 실험 결과를 보면 항공유가 폭발할 시 격납건물 자체 관통은 물론 냉각수 배관 파손으로 원자로 냉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건설재개측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발표 후에는 방척객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지만 토론 시간에 제약을 받아 일부 질문에 대한 답변만 돌아왔다.
 이날 토론회 도중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상대측을 향해 던진 공격성 발언에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거나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토론회가 끝나자 건설재개 측 일부 주민들이 발제자와 토론자의 태도와 발언에 불만을 표해 건설반대 측 주민들과 언성이 오갔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 순회 토론회라는 점에서 원전 인근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다수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대부분의 시간이 발제자와 토론자의 일방적인 주장 발표로 대부분 흘러가 참석자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장모(47)씨는 "발제자와 토론자의 주장만 들은 탓에 토론회가 아닌 강연회에 온 느낌"이라며 "지역 토론회인데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할 시간은 부족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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