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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의 지분 처분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미포에 남아있는 중공업 잔여 지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포조선의 잔여지분까지 처분되면 15년간 이어진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의 순환출자 문제가 전면 해소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현대미포조선에 남아있는 현대중공업 지분은 4.8%로, 현대미포는 조만간 이를 매각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이 지분을 처리해야 '지주회사의 증손회사는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식을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에 양도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잔여 지분 4.8%를 현대로보틱스에 넘길 경우 현대중공업 지분율은 32.6%로 상승한다.
 지배력 측면에서 다른 자회사들과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춘다.
 그러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규정하는 지주회사 요건도 선제적으로 충족한다.
 현대중공업 지분 4.8%의 가치는 약 3,866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현대로보틱스가 보유 중인 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늠되고 있다.

 지분 매각이 완료될 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의 순환출자 고리는 없어진다.
 그간 그룹의 가장 큰 경영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돼 왔던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완전 해소되는 셈이다.
 순환출자 고리는 2003년 형성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03년 9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현대미포조선 경영권 지분 27.7%를 인수했다.
 현대미포조선은 같은해 10월 자금 운용 효율화 차원에서 현대중공업 지분 5%를 매입했다.
 이 순환출자는 지난 15년 간 현대중공업그룹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현황을 공개할 때마다 현대중공업그룹을 대표 사례로 들며 조속한 해소를 권고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을 지난해 11월 공식화한 바 있다.

 현대미포는 같은 맥락에서 지난 11일 현대중공업 지분 3.18%를 이미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미포의 잔여 지분도 조만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현대로보틱스에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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