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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만 동구 경제진흥과장

건국 이래 최장이었다던 지난 추석연휴 동안에도 온전하게 연휴를 즐기지 못했다. 지난 9월 28일 개소식을 가지고 정식으로 개소된 퇴직자지원센터를 추석연휴에도 열어달라는 민원을 처리하느라 동분서주하였고 결국 추석연휴에도 담당자가 나와 퇴직자지원센터의 일부 시설을 운영하게 되었다.

 추석명절이니까 당연히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 주위에는 명절에도 특별히 갈 곳이 없어 쓸쓸하게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사실에 새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었다.
 추석명절을 앞둔 지난 9월 26일에는 동구청 주최로 전통시장 합동장보기 행사를 진행하였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최근의 조선업 침체로 어려워진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러일으키려는 시도였지만 동시에 침체되어 있는 지역경제의 현실을 실감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60세 정년퇴직 이후에도 30~40년간은 더 살아야하는 축복이면서도 동시에 저주일수 있는 상황을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60세 정년퇴직이 보장되지도 않으며 50세를 전후로 실직 또는 퇴직을 경험하게 되고 그에 따라 개인의 삶과 사회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국 최고의 소득수준과 공업도시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울산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심각하다. 특히 동구의 경우, 주력산업인 조선업의 침체로 인해 다량의 실업자와 퇴직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 전반으로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40대 중반 이후의 중장년층의 경우 일단 실직할 경우 재취업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다. 설사 재취업을 한다고 해도 과거의 급여수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계약직 등 비정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상 40대중반에서 5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도리어 근로자들의 상황은 반비례하여 더 열악해지는 현실이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외면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9월부터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정업종으로 지정하고, 이에 따라 동구에 조선업희망센터가 운영되면서 조선업종에서 퇴직한 분들을 대상으로 한 생애설계, 전직, 재취업, 창업, 귀농·귀촌 등의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희망센터는 특별법에 따른 한시적인 조직으로 내년 6월까지만 운영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그 이후의 퇴직자 지원서비스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시 구조조정, 고용불안, 조기 퇴직, 고령화 등에 따라 중장년 퇴직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와 지원에 대해, 공공기관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시적인 서비스가 아닌 지속적이면서 종합적인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며 이런 배경에서 퇴직자지원센터가 개소하게 되었다. 퇴직자지원센터가 앞으로 담당해야 할 역할의 막중하며, 기대와 책임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퇴직자들 중에는 바로 재취업을 해서 경제활동을 유지하거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인생후반전을 준비해가거나, 창업이나 귀농, 귀촌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자포자기하는 경우 등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일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은 공통되는 것 같다. 일이 있어야 건강도, 돈도, 사회적 관계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와 같은 패러다임으로 일을 찾는다면 실망과 좌절만을 가져다줄지 모른다. 인생 전반에서의 일의 선택 기준이 성공이었다면 이제는 그 기준이 행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퇴직이란 일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그 시작을 울산동구퇴직자지원센터에서 돕고자 퇴직자가 지역사회의 짐이 아닌 지역경제와 사회 활성화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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