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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최대 규모의 철새 도래지인 울산 삼호대숲에 겨울 진객인 떼까마귀가 올해 첫 모습을 보였다. 남구는 지난 16일 오전 6시 17분께 삼호대숲에서 수면을 취하고 먹이터로 날아가는 떼까마귀 79마리가 관찰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14일 9시께 태화동 송전탑 전깃줄에 쉬고 있는 떼까마귀 9마리가 관찰된 것과 비교했을 때, 올해는 지난해보다 2일 늦게 선발대가 도착한 셈이다.

매년 겨울철이면 시베리아와 몽고 등지에서 날아온 10만여 마리의 떼까마귀가 삼호대숲을 찾는다. 떼까마귀 선발대가 울산에 도착하는 날짜는 보편적으로 매년 10월 15일 전·후다. 10월 1일부터 철원지역의 최저기온이 5℃이하로 1주일간 지속되면 15일 이전에 울산에 도착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15일 이후에 도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한 달에 걸쳐 울산에서 겨울을 보낼 떼까마귀 무리가 모두 남하하면 삼호대숲 일대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떼까마귀 군무를 관찰할 수 있다.

매일 일출, 일몰 1시간 전후로 펼쳐지는 10만 마리 규모의 까마귀군무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장관이다.
떼까마귀는 흉조라는 인식과는 달리 낙곡과 풀씨, 해충 등을 주식으로 해 농사에 이로움을 주는 겨울 철새다. 이에 시는 떼까마귀 군무를 지역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지난해부터 까마귀 배설물 청소, 겨울철새학교 운영, 아시아 조류 박람회 개최 등 다양한 사업에 힘쓰고 있다.

남구와 인근 삼호동 주민들도 떼까마귀를 포함한 울산을 찾는 철새를 테마로 한 친환경 생태마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호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철새마을 조성 삼호동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철새를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철새 홍보관과 철새거리,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그린빌리지 조성 등에 나서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앞으로 삼호동 지역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백로류·까마귀류 생태관광지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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