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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새로 건설되는 송전선로의 85%가 초고압 송전선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고압 송전선로 밀집도는 원전도시인 울산과 부산이 전국에서 최고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8일 송전선로 회선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새로 신설된 송전선로 길이는 총 3만3,635㎞이며, 이 가운데 1만689㎞가 345㎸ 이상의 초고압 송전선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밀양과 경북 청송 등 경남 밀양, 경북 청도, 충남 당진, 전북 군산 등 전국이 송전선로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송전선로의 고압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신설 송전선로 중 초고압 송전선로 비중이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에는 37%이상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에는 8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전선로의 초고압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이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발전소 주변 주민건강영향조사 방안 마련 연구'를 분석한 결과, 초고압 송전선로는 경기도에 가장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는 초고압 송전선로의 20%가, 경북에는 16%, 충남과 경남에는 각각 12%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초고압송전선로 밀집도는 달랐다. 단위 면적당 초고압 송전선로 길이는 부산이 202m로 가장 길었고, 울산이 139m로 뒤를 이었다. 45m인 서울과 비교하면 부산은 4.5배, 울산은 3.1배나 더 많은 초고압 송전선로가 설치된 것이다. 특히 서울의 초고압 송전선로는 100% 지중화된 것을 감안, 지중화 선로를 제외하면 부산의 경우 141배, 울산의 경우 139배 이상의 초고압 송전선로가 더 밀집돼 있었다.

 이처럼 부산과 울산에 초고압 송전선로가 밀집된 것은 전력수급 구조 때문이다. 부산은 서울보다 2.3배, 울산은 1.5배나 적은 전력을 소비하고 있지만, 전력생산은 이와 정반대다. 부산은 서울보다 41배, 울산은 12배나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부산과 울산의 원전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걸 감안하면, 초고압 송전선을 필요로 하는 원전밀집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과 울산의 지중화율은 서울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경우 345㎸ 송전선로 100%가 지중화되어 있었지만, 부산은 33.8%, 울산은 0.3%만 지중화된 상태다. 전력소비가 많은 서울은 지중화의 혜택을 누리는 반면, 원전과 송전선로로 인한 위험을 안고 있는 부산과 울산 시민은 지중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의원은 "원전과 같은 대규모 발전원이 늘어난다는 건, 원거리 초고압 송전선로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은 발전소와 송전선으로 인한 이중 위험부담을 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와 초고압 송전선로의 지중화욜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분산형 에너지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조영재기자 us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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