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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성남동 원도심으로 임시 이전한 울산중부도서관 전경. 유은경기자 usyek@

중부도서관 이전 이후 시설 운영에서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도서관 이전 장소로서의 부적절성으로 인해 이전 전부터 우려됐던 도서대출 규모 축소, 주차공간 미확보, 쾌적하지 못한 주변여건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원거리에 확보된 보존서고 관리에도 헛점이 발생하고 있어, 신규 중부도서관 건립까지 최소 3년 동안 이용자들의 불편이 크고 운영 측면에서도 부작용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 대표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해 온 중부도서관은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사업으로 35년 역사의 복산동 부지를 내주고 지난 11일 성남동 도심으로 이전했다. 울산시가 중구 북정동 중부도서관 부지에 건립하기로 한 시립미술관을 위해 이전한 것이다. 중부도서관은 2020년 도서관을 신축할 때까지 이곳에서 임시 운영된다.

# 도서 1/10토막 '찾는 책이 없다'
임시 도서관은 종합자료실, 어린이실(영유아실), 디지털 자료실, 자유열람실 등을 갖췄지만, 기존 도서관 건물보다 규모가 크게 줄면서 조직과 인원 등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특히 33만권에 이르던 도서는 3만여권만 대출 및 열람을 위해 이전 도서관에 구비했을 뿐이다. 기존 규모의 10분의 1도 채 안되는 수준이다. 때문에 대출 가능한 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용자들의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또 도서관 전용 주차장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성남동 도심 한복판이라는 위치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주변 음식점의 냄새 등도 도서관 이용에 불편함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 도서관을 찾았던 이용자 대부분은 "구비한 도서가 워낙 적어 찾는 책을 빌리기 힘들고 아래층 식당이 위치한 것도 불쾌함을 준다"면서 "새로 신축되기 전까지 최소 3년 동안 이 시설을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앞으로 다른 도서관을 활용하려고 한다"는 반응이다.

# 강동중 보관 도서 관리도 엉망
이와 더불어 옛 강동중학교에서 보관 중인 기존 중부도서관 도서 30만권 관리도 허술하기 짝이 없어 향후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교 시설에 많은 도서를 보관하다보니 항온항습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습기에 취약한 책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 또 화재에 대비한 소방시설도 없음 전력도 약해 일부 보관장소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아 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교육연수원 이전 부지로 옛 강동중학교가 확정되면서 이곳에 보관하고 있는 책들을 조만간 다시 옮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도서들은 중부도서관이 건립된 1983년부터 구비해 온 책들로 울산 도서 역사의 증거물이다.
 중부도서관 관계자는 "울산시와 중구청과 협의를 해야겠지만, 내년 상반기에 개관되는 시립도서관에 보존서고를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문화시설로서의 도서관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이전을 추진한 중구청과 교육청의 행정에 대한 비난은, 신규 도서관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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