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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금 50% 지급을 둘러싼 현대차 사태가 장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 노사 양측 입장을 보면 쉽게 끝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두 개의 수레바퀴가 접점 없이 평행선으로 달리고 있다. 또 이를 제어할 수단도 마땅하지 않다. 불법이라는 것은 사도 노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왜 중단하지 못하는가. 이는 사용자측의 논리 못지않게 노조측의 입장 역시 절박하기 때문이다. 아니 노조가 스스로를 빠져나갈 수 없게 옭아매고 있다. 성과금을 받아내겠다고 불법파업을 벌여놓았는데, 성과금을 받지 못하고는 물러설 명분이 없게 됐다. 더욱이 사측에서 언제 다시 협상을 하자는 식의 유연성이 손톱만큼도 없는 상태에서 발을 빼다가는 노조의 존립이유가 무색할 지경이다. 딱하기는 사측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관행적으로 되풀이했던 이면합의와 같은 편법을 철저히 끊어내겠다고 선언했으면서 은근슬쩍 과거로 돌아가 집행부를 구슬릴 수도 없게 되었다. 예컨대 지금 파업을 풀고 업무에 정상 복귀해 주면 성과금을 적당한 시점에 지급하겠다는 식의 이면협상을 말한다. 또 성과금을 주고 이번 사태를 푼다면 재계뿐만 아니라 국민적 공분을 사게 될 판이다. 이는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니면 말고'식에 지나지 않는다.
 울산시민은 물론이고 전 국민이 나서 조기 타결을 촉구하는 마당에 해결 기미가 없는 현대차를 보고 있으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데스크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현대차 관련,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상황변화 없이 노사 양측의 주장이 봇물이 이루고 이를 걱정하는 시민과 사회단체, 각계의 반응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검찰과 경찰 등 사법부의 입장도 강경하다는 것만 있지, 이렇다 할 행동에 옮긴다는 소식은 없다. 모두가 방침이고 입장이다. 사태 해결은 이것으로 될 수 없다. 대치 상황을 풀 수 있는 해법이 있어야 한다. 노도 사도 공감할 수 있는 휴전카드가 있지 않고서는 사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때문에 감히 요청한다. 박유기 현 집행부는 이번 성과금 문제를 다음 집행부에 넘긴다는 선언과 함께 기 약속한 차기 집행부선출을 위한 로드맵에 올인 해야 마땅하다. 지금 노조 내외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갖가지 억측에도 이제 넌더리날 때가 되지 않았는가. 노조기념품비리를 덮기 위한 물 타기가 어떻고, 금속노조 출범에 앞선 선명성확보 투쟁이라는 것 등도 따지고 보면 현 집행부에 결코 이로울 것이 아니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노조도 살리고, 회사와 선량한 일반근로자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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