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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정부권고안이 건설을 재개하는 쪽으로 발표된 지난 20일 이후 신고리 현장과 그 주변에서는 공사가 멈춘 적막감 속에서도 곳곳에서 기쁨의 탄성이 연신 흘러나왔다.
 근로자들은 일자리 걱정을 털어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주민들은 만세를 부르며 건설 재개를 환영했다.
 현재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에는 800~900명의 근로자가 정부의 5·6호기 건설 일시중단 결정에 따라 공정진척이 없는 현장보존작업만 하고 있다.
 이날 부식을 막기 위한 방수천을 두른 철근이 공사가 중단된 상황을 더욱 실감케 했다.
 하지만 권고안 발표 직후 현장으로 향하는 근로자들의 발걸음은 한층 가벼워 보였다.
 평소처럼 현장 유지 관리 위주의 작업을 묵묵히 진행하는 근로자들의 표정에는 엷은 미소가 띄었다.
 건설재개 권고안이 발표됨에 따라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할 수 있다는 안도와 기대감 덕분이다.
 공론화가 한창이던 지난 8월 공사현장에서 만났던 근로자 이모(51)씨의 얼굴에서는 이전의 근심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 근로자 숙소 업체, 재운영 기대감
이씨는 "이번 권고안 발표 직후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걱정을 덜었다"며 "본격적으로 공사를 재개하면 주말특근으로 인해 임금도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공사는 한수원 이사회를 통한 재개 결정,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점검 등을 거쳐 1~2달 후로 예상된다.
 원전 인근 주민과 상인들도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인근 식당들 손님 맞이 준비
권고안이 발표된 시각 열린 '2017 서생면민 한마당 대잔치'는 건설재개를 축하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은 권고안이 발표되자 서로 부둥켜안고 만세를 불렀고, 시원한 막걸리로 축배를 드는 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주민 신모(67)씨는 "오늘 열린 행사에 맞춰 마침 권고안이 발표됐는데, 건설 재개로 결정이 나 주민 모두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앞으로 근심을 덜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고리 현장 근처에서 근로자 숙소를 운영하는 업체는 그동안 손해가 막심했지만 재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컸다.
 이 업체는 지난해 10월 숙소 건물을 인수해 올해 3월까지 리모델링을 하고, 원전 근로자를 상대로 홍보를 벌여 약 150명의 예약을 받았지만 6월 말 정부의 공사 일시중단 결정 이후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
 70개의 객실에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숙소는 그동안 한 명의 손님도 받지 못한 채 비어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리모델링 후 새 시설과 집기류가 몇 달째 고스란히 있다"며 "공사가 시작되면 근로자들과 공사업체의 문의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 박모(64·여)씨는 이번 사태로 올해 장사를 망쳤지만 시름을 던 것으로 만족했다.
 박씨는 "손님 받을 준비를 얼마 만에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며 "냉면 장사를 하는 우리 식당이 여름철 진행된 공론화로 장사를 망치기는 했지만 건설 재개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만족한다"고 전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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