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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찬옥 남구 자치행정과 평생교육주무관

남구에는 마을학교가 있다. 말 그대로 마을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 평생교육을 만들어 가고 배우는 공동체 학습공간이다.
 작년에 제1호로 신정4동 행복신사 마을학교가 생겼고, 올해 제2호로 세양청구 마을학교가 자리를 잡았다. 특히 세양청구 마을학교는 오랜 시간 주민들 사이에 불협화음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마을학교에서 평생교육으로 다시 모이고 화합하며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제 다른 마을 주민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될 정도이다.
 이렇듯 남구에서는 마을 사람들끼리 모여서 마을학교도 운영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평생교육이라는 말만 들어도 힘들고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 평생교육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있는데 말이다.

 남구에 대표적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좋은 아버지교실도 있다. 생업으로 바쁜 아버지들이지만 인기를 얻고 있다. 내 아이의 올바른 성장과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평생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데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조건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다.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아빠의 관심과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
 이런 가짜 정보를 바로 잡고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남구에서는 좋은 아버지교실에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아버지교육을 수차례 받은 어떤 아버지는 다음 교육 때에는 동료와 함께 손을 잡고 오신 분도 계신다. 또 이혼을 고려할 만큼 심각한 가정의 위기 상황에서 아버지 교육을 받은 분은 다시 부부관계를 회복하고 진정한 아빠의 자리를 되찾았노라 감사의 글을 보내오신 분도 기억에 남는다.
 좋은 아버지 교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4060 아버지 요리교실에서는 아버지들이 요리를 배운다. 아버지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배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아내가 아플 때 대신 음식을 만들어주거나 지금까지 받기만 했던 아내에게 깜짝 선물로 요리를 해주고 싶다고 하셨다. 또 혼자 남았을 때를 대비해서 요리를 배우는 아버지도 있었다.

 또 인기 있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강사 임파워먼트과정이 있다. 이 과정은 강사의 역량 강화 및 일자리 창출 등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프로그램이다.
 강사자격증은 있으나 오랫동안 쓰지 않아 재교육이 필요하거나 강의에 자신감이 없는 분들에게 강의 기법, 이미지 메이킹 등을 교육해 강사의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고 이 과정을 수료한 후에는 배달 강좌 강사로 활동하도록 돕고 있다.
 또 여러 여건과 상황으로 한글을 배우지 못하거나 초·중등 과정을 학습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성인문해 과정은 평생교육의 절실함과 뿌듯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 옛날 아들이 군대에서 보내온 편지를 읽지 못해 고이 숨겨두었다가 몇 십 년이 지나서야 한글을 배우고 품에서 꺼내 당당하게 읽으셨던 한 어머니부터 그동안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시며 올해 전국 성인문해 시화전에서 1등을 하신 분까지. 

 현대사회는 100세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노후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성공적인 것인지 고민하고, 은퇴 후 제2의 삶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고민한다.
 아직도 그 고민의 답을 찾지 못했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나 백화점 문화센터, 평생교육 기관으로 가보시길 권한다. 요리, 요가, 춤, 붓글씨, 그림, 노래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
 인생의 후반전, 바쁘고 힘들게 지나갔던 전반전보다 조금 더 멋있고 보람있는 삶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평생교육을 통해 자신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 인생의 후반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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